PC 주변기기 시장 봄소식 `깜깜`

 데스크톱PC 시장이 썰렁하면서 프린터·스캐너 등 주변기기 수요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1일 테크노마트 등 전자상가에 따르면 졸업·입학 시즌에도 불구하고 PC수요가 전년에 비해 주춤하면서 관련 주변기기 판매 역시 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팔리는 제품도 저가 위주의 보급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1·2월 데스크톱PC 판매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3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PC판매 저조로 가장 타격을 받은 품목은 프린터. 프린터는 불과 1∼2년 전만 해도 저가형 레이저 프린터의 출시, 디지털 카메라 보급 등으로 개인용 프린터를 새로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수요가 거의 실종된 상태다. 그나마 판매되는 제품도 ‘HP 데스크젯 3650’이나 ‘엡손 스타일러스 C63’처럼 10만 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는 저가형에 머물고 있다. 프린터 매장을 운영하는 한국오토콤정보통신 문두환 씨는 "경기가 좋을 때는 기능이 많고 편리한 레이저 프린터 구매 고객이 많았지만 지금은 단순 기능의 보급형 제품만 팔린다."고 말했다.

스캐너도 맥을 못 추고 있다. 디카를 사용하면 굳이 스캐너로 사진을 스캔 받아 PC에 저장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20만 원대 이상 고가 제품은 프린터· 복사기· 스캐너까지 지원하는 디지털 복합기로 수요가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판매가 작년보다 30%나 줄었다. 17만 원대 ‘HP 스캔젯 3670’, 10만 원 대 ‘엡손 퍼펙션 1270’ 등 단순 기능의 저가형이 그나마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의 한 관계자는 " 작년의 한 매장에서 한 달 동안 50∼60대가 팔렸지만 올 들어서는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소호족과 오피스텔을 얻어 소규모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 늘면서 날개돋친 듯 팔렸던 디지털 복합기도 수요가 주춤한 등 전반적으로 주변기기 시장이 경기 불황의 한파를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