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인치대 LCD TV 수요 급증

작년말부터 15, 17인치보다 판매 늘어

 국내에서 15, 17인치 위주로 판매되던 LCD TV가 지난해 말부터 30인치대 이상 대형 TV로 무게중심이 이동됐다. 이는 높은 가격대와 시장 미성숙으로 소형 제품 위주였던 LCD TV가 향후 대형 TV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작년 말을 계기로 32인치 LCD TV가 17인치 제품보다 더 많이 판매되며 주력 제품이 17인치 위주에서 32인치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7인치 제품이 월 150만∼200만대 판매되던 것이 올 들어서는 월 130대 정도로 줄었다. 반면 32인치 제품은 지난해 초에는 월 50∼60대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월 200대 정도가 판매되며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또 삼성이 최근 내놓은 46인치 제품은 1590만원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한달만에 10여대가 판매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LCD TV는 15, 17인치대 제품 판매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소형 패널 수급이 달려 15, 17인치 제품의 가격이 20% 이상 인상되면서 수요가 주춤했다”며 “반면 32인치 제품은 590만원에서 490만원대로 지난해 가격이 100만원 가량 내리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소비자들이 판매점에서 LCD TV의 화질의 우수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대형 LCD TV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샤프전자(대표 이기철)도 올초부터 30인치 LCD TV 판매가 15인치와 20인치 소형 제품을 앞질렀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20인치 이하 제품 판매가 전체 LCD TV의 60%를 차지했던 반면 최근 들어서는 30인치, 37인치 등 대형 제품 판매 실적이 50%를 웃돌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샤프전자의 30인치 LCD TV 가격대가 800만원대에서 지난해 하반기 500만원대로 대폭 인하되면서 대형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샤프전자의 15인치 LCD TV는 150만원대, 17인치 제품은 180만원대다.

 LCD TV 전문 기업인 세비텍(대표 심봉천)도 아직까지는 15, 17인치 제품 판매가 우세하지만 30인치 이상 제품 수요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LCD TV 시장이 급성장하고 가격도 점차 떨어지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대형 TV 시장에서 LCD TV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LCD TV 시장은 아직까지 초기 단계로 지난해 1만5000대 규모였으며 올해는 2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