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손영진 한국MS 신임 사장

 “유닉스 진영이 확보하고 있는 시장을 주로 공략해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입니다.”

 손영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신임 사장은 예상과 달리 공격적인 매출 목표를 밝혔다. 덕장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화와 협력을 강조하던 평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손 사장이 이른바 수비적인 모습에서 공격적인 자세로 전환한 것이다.

 과거 96년 유승삼 사장이 300억원 매출을 돌파한 이래 김재민 사장과 고현진 사장이 각각 98년 1000억원과 2000년 200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한국MS의 매출은 2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사실상 2000년 이래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이를 감안할 때 4000억원은 일견 무모한 목표로도 보인다.

 손 사장은 이에 대해 “관건은 유닉스 시장 공략입니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유닉스의 시장의 점유율이 이례적으로 높습니다. 이를 조금만 뺏으면 4000억원 달성은 어렵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손 사장은 이를 ‘커다란 도전(Big Betting)’이라고 표현했다. 자신이 사장으로 있는 동안에는 유닉스 시장 공략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손 사장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통신사업 부문을 이끌어오던 오승범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면서 자신이 맡고 있던 기업고객사업부를 담당하게 만들었고 공공사업 부문에는 한국IBM 출신의 홍경진 상무를 영입했다.

 대표 권한대항을 함께 맡고 있던 유재성 상무도 전무로 승진시켜 일반고객사업부와 함께 마케팅 총괄 업무를 맡겨 기업의 핵심 시스템에 어울리지 않다는 윈도 서버 제품의 선입견을 깨는 첨병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다.

 항간에 한국MS 사장은 누가 되더라도 소위 얼굴마담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떠돌았다. 이를 불식시키려는 듯 손 사장은 계속해서 강성 발언을 이어갔다.

 “한국MS의 모든 인사권은 제가 갖고 있습니다. 조직의 모든 정책 결정과 책임 소재는 제게 있습니다. 다만 과거 조직이 작은 시절과 달리 이제는 여러 명이 역할을 나누는 분담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번 인사도 분권형 조직을 만들기 위한 결정입니다.”

 손 사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오픈소스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을 감추지 않았다.

 “자유 경쟁이라는 시장의 기본 원리에 따라 오픈소스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오픈소스 정책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오픈소스를 사용하면 이를 다시 공개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에 책임성 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는 이 때문에 인터넷에 있는 오픈소스를 보지 않도록 규정돼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국MS가 국가경제에 어떻게 공헌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손 사장은 “현재 한국정부와 소스 공유의 문제를 본사 차원에서 협의 중”이라며 정부의 요구는 큰 문제가 없는 한 받아들인다는 자세다.

 이와 함께 손 사장은 “조만간 이슈를 만들어 빌 게이츠 회장을 비롯한 본사의 주요 인사를 초청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