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 마케팅팀장 이정식 상무
자그마한 체구에 날카로운 눈매, 다부진 체격의 이 사람.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 마케팅팀장 이정식 상무(46)다.
지난 1월 조직개편 때 처음으로 마케팅팀장 자리에 올랐다. 마케팅팀장 자리는 국내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꿰뚫고 적절한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을 장악해야 하는, 한마디로 스트레스 쌓이는 자리다. 스트레스와 함께 조직 구성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기도 한다. 자칫 마케팅 전략이 잘못될 경우 시장점유율이나 제품, 브랜드 인지도 추락은 일도 아니다. 당연히 조직 내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이같은 부담감을 이정식 상무는 ‘처음’이라는 생각으로 떨쳐 나가겠다고 말한다.
“삼성전자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알아주는 글로벌 기업이지만 ‘초일류 기업’이라는 생각보다는 신생회사라는 마음가짐으로 비즈니스를 해나갈 예정입니다.”
초심을 잃지 않을 때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게 이 상무의 생각이다.
올초 마케팅팀장으로 발령받은 후 이 상무가 팀원들에게 강조한 것은 크게 세가지다. 철저한 시장중심 사고와 정도영업, 사고혁신이 그것이다. 마케팅은 시장논리를 근간으로 한다.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또 어떤 점을 개선하기를 바라는지 늘 현장의 소리를 들어야만 제대로 된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신념이다.
또 상사와 부하의 대화에서 상사가 90% 이상 이야기하고, 부하는 듣기만 하는 등 수동적인 사고를 경계한다. 구성원이 살아 움직이는 집단이야 말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조직임을 믿기 때문이다.
이 상무가 삼성전자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지난 1983년 고향인 경남에서부터다. 처음 국내판매사업부 울산판매과에서 삼성맨으로서 첫 출발을 한 이래 본부 마케팅실(상품 및 판매기획)을 거쳐 국내판매사업부 영업전략팀, 경북지점장, C&C 대구지점장, 지사 마케팅그룹장, 신유통부장, 전략시장개발부장, MD사업팀 팀장, 남부지사 지사장 등 국내영업사업부의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면서 정보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파악했다.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가 얼마나 효과적인 마케팅을 펼치느냐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집에서 매일 5개의 신문을 보고 출근한다. 신문에서 관련있는 기사는 늘 스크랩해서 자기 것으로 소화한다. 때로는 팀원들에게 중요한 정보는 공유하자고 제안한다. 이를 위해 부지런함은 기본이다.
21년째 삼성전자에 근무하면서 이 상무는 누구보다 부지런했다고 자부한다.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이면서도 마케팅과 영업 파트 업무를 해왔고 마흔이 넘어서는 서강대 경영대학원에 진학, 지난해 마케팅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실전과 이론을 겸비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다.
“국내영업사업부에서 일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의 흐름을 바라보고 있어야 합니다. 국내 전자업체들이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고 있습니다. 해외 업체의 국내 시장 진입을 막거나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경계심을 가지고 더욱 분발해야 합니다.”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마케팅 전문가가 되겠다는 이정식 상무의 자세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