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전자화폐인 ‘빛고을 카드’가 시내버스 교통카드 도입 지연 등으로 반쪽 서비스될 처지에 빠졌다.
3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광주시는 다음달 20일께 광주도시철도(지하철) 개통을 앞두고 다음달 초부터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지하철 교통카드를 발매할 방침이나 시내버스는 아직까지 카드사 선정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하철 개통을 맞아 선·후불이 가능하고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의 호환이 가능한 전자화폐 시대의 개막을 알리려는 광주시의 정책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광주 지하철의 경우 지난해 7월 전자화폐사업자로 마이비를 선정해 이미 유통가맹점 등을 확보한 상태인데다 인근 전남·북을 비롯해 충남·북, 경북, 부산 등지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기반을 순조롭게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시내버스의 경우 광주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LG카드와 국민카드사를 상대로 결제기관 지정을 추진해 왔으나 이렇다할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LG카드는 회사의 유동성 위기로 아직까지 확실한 협상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국민카드는 종전 수수료율보다 훨씬 불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바람에 시내버스조합측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당초 시내버스 전자화폐사업자로 선정됐다가 탈락한 비자캐시코리아가 법정 다툼을 진행중인데다 시내버스회사간 내분으로 3∼4개 회사는 비자캐시가 설치한 시스템을 여전히 고수하는 등 시내버스 교통카드 도입의 난항이 거듭되고 있다.
특히 광주시는 대중 교통과 유통, 민원행정서비스, 의료복지 등 사회 분야로 전자화폐의 사용을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만 세워놓았을 뿐 시내버스 교통카드 도입은 버스회사측의 수익사업이라는 점을 내세워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시내버스 교통카드 도입이 지연되자 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지난해 시내버스 교통카드가 도입된다고 했는데 언제쯤 교통카드 이뤄지느냐”는 내용 등의 의문과 비난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전자화폐사업자인 마이비 관계자는 “광주 지하철은 예정대로 추진되고 있으나 시내버스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업지침이 없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내버스조합측은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 카드사 선정 등 남아 있는 절차를 매듭지을 계획”이라며 “시스템 설치와 카드 발급 등은 1개월안에 해결될 수 있기 때문에 지하철 개통시기에 맞춰 전자화폐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