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늘어나지만 그 증가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설비투자의 절반 가까이는 기존설비 개선이나 수리 및 단순 교체를 위해 투입되면서 일자리 창출 등의 경기부양 효과와는 거리감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지역 제조업체 26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올 기업투자계획 및 애로사항 조사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르면 올해 설비투자를 계획하거나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연내 투자착수를 적극 검토중인 업체가 각각 60.2%, 14.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설비투자 집행과 비교한 올 설비투자 규모도 늘거나(58.1%), 비슷한 수준(28.1%)이라는 업체가 86.2%에 달해 기업 설비투자가 회복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들은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을 두자리 수 이상으로 확대할 시기에 대해 ‘기약없다(49.3%)’ ‘내년 이후(18.0%)’에 많은 답변을 한 반면, ‘이미 확대하고 있다’는 응답은 11.3%,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실시하겠다’는 대답은 각각 6.0%에 그쳐 설비투자 증가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설비투자 계획을 갖고있는 업체가 대기업은 76.6%에 달한 반면 중소기업은 44.9%에 불과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투자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투자 유형별로는 공장설비 확장이 51.9%로 가장 많았지만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지않은 기존설비 개선(22.5%)이나 수리·단순교체(21.9%)가 44.4%에 달했다.
올 설비투자 계획에서 해외투자를 국내투자보다 더 많이 잡고있다는 업체가 13.1%로 집계됐다.
반면 나머지 업체들은 국내투자가 더 많거나 국내외 투자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답했다. 그럼에도 해외투자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있다는 업체가 42.1%에 달했다.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대기업은 시장개척(46.9%), 저렴한 생산비용(38.8%)을 꼽은 반면에 중소기업은 저렴한 생산비용(50.8%), 시장개척(25.4%) 순으로 응답했다.
업체들은 국내투자 확대에 도움이 되는 정책으로 세제지원 확대(30.9%), 경제외적 요인 안정(25.2%), 기업금융 활성화(22.6%) 등을 꼽았다.
상의 경제조사팀 박형서 팀장은 “기업투자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어 다행이지만 현재로서는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을 이끌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불합리한 기업정책 개선과 중소기업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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