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SO 매입경쟁 `점화`

소유제한 완화로 외국인까지 가세

 미디어 진출·확대를 꾀하는 대기업들과 케이블망으로 영역확장을 노리는 거대 통신사업자들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매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또 물밑 접촉 수준이었던 복수SO(MSO)의 외자유치 성사도 이달부터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방송 통신산업계에 따르면 SO에 대한 대기업 소유제한을 철폐하고 외국인 소유제한이 33%에서 49%로 완화된 개정 방송법이 통과됨에 따라 대기업과 외국인의 SO 지분 확보 경쟁이 본격화했다.

 미디어 사업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CJ의 MSO 계열사인 CJ케이블넷은 SO에 소유제한 장벽이 사라짐에 따라 SO 매입에 본격 나설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CJ케이블넷은 최근 인천 지역의 북인천방송 인수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서울·경기 지역의 SO 매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CJ는 아울러 자금난을 겪는 SO들로부터 매각 구애까지 받아 구매 가격을 검토중이다. 또 이를위한 1억달러의 외자유치 계약도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LG홈쇼핑을 운영중인 LG도 통신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과 홈쇼핑 경쟁 강화차원에서 SO에 투자를 검토중이다. 특히 LG는 홈쇼핑 경쟁사인 CJ와 현대백화점이 SO를 소유한데다 추가 매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해 이른 시일내에 현재 지분을 보유중인 한강·울산·천안 케이블방송에 대한 지분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기존 MSO를 주력사업으로 삼은 기업들도 개정 방송법에 적극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최대 MSO를 거느린 태광산업은 추가 SO 매입을 통해 현행 방송법상 SO 소유 한계인 15개를 채우기 위해 SO들과 물밑 접촉중이다. 조선무역이 대주주인 씨앤앰커뮤니케이션도 해외 유력투자회사인 G사로부터 1억달러 외자 유치를 3월안으로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하나로통신·파워콤·데이콤 등 통신사업자들도 SO의 매입이나 협력관계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하나로통신은 그동안 유지했던 SO와의 공조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SO 인수도 검토중이다. 파워콤과 데이콤도 조만간 조직개편을 통해 전략방송사업실을 신설할 예정이다. 디지털미디어센터(DMC)사업자인 BSI에 출자중인 지분 30%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미 위성방송에 진출한 KT와 SK텔레콤은 방송사업자간의 겸영제한 문제로 관망중이나 제도가 바뀌면 적극적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유선통신사업부문 확보를 위해 겸영제한이 풀리면 MSO 인수 등도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MSO 총괄사장은 “SO 소유제한 개정 방송법이 통과한 만큼 대기업과 통신기업의 SO 매입이 가시화됐다”면서 “SO의 매입가격이 벌써 급상승해 올해는 SO업계가 거대 자본의 경쟁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 기자 hseo@etnews.co.kr><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