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900선을 넘어선 가운데 사상 최고가,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주가 고공비행은 대형주와 전기전자 등 일부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나 ‘주가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4일 종합주가지수는 11.64포인트(1.30%) 오른 907.45로 마감, 지난 2002년 4월 24일 이후 처음으로 900 고지에 올랐다.
종합지수의 상승 속에 삼성전자와 삼성SDI, LG전자 등 정보기술(IT) 대표주들은 사상·연중 최고가 근처의 주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올해 IT 경기회복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국내 대표적인 수출주로 경기에 민감하다.
이날만 거래소시장에서는 삼성물산·LG·일진전기 등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코스닥에서는 LG마이크론·현대정보기술·씨엔아이·이오테크닉스·덱트론·빛과전자 등이 연중 최고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고주가를 형성중인 종목 대부분은 전자부품·반도체 장비 등 IT 하드웨어 관련주거나 인수합병(M&A)·대규모 수주 등 개별 재료를 통해 주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런 강세장에서도 대부분의 중소형주와 저가주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부익부 빈익빈’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일까지 대형주는 12.03%가 상승해 중형주(3.43%)나 소형주(-0.84%)와 비교, 압도적인 주가 강세를 보였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대형주·업종 대표주 중심의 시장 강세가 나타나면서 종목간 수익률 차이는 크게 벌어졌다”며 “외국인들은 대형주를, 개인들은 저가주에 집중하는 특성을 보였으며 이는 개인들이 느끼는 체감 지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21.34%가 오르며 독보적인 강세를 보였다. 뒤를 이어 화학(14.64%)·금융(14.42%)·은행(14.32%)·증권(12.53%) 등이 뒤를 이었다. SK텔레콤과 KT가 포함된 통신업은 8.6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건설·음료·섬유의복·운수 등 8개 업종지수는 오히려 지난 연말보다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소와 비교 상대적으로 주가 탄력이 약한 코스닥에서는 31개 업종 가운데 통신서비스와 반도체·비금속·종이 등 4개 지수만이 오름세를 유지했다. 이날만 하이콤·피코소프트·한아시스템·피엔텔·야호 등 32개사의 주가가 연중 최저치로 내몰리기도 했다. 주가 차별화에 따른 피해는 코스닥 저가주들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개안 체감지수 `상대적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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