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마음을 잡아라­

 SK와 현대엘리베이터의 소액 주주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SK와 현대엘리베이터는 경영권을 놓고 표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SK의 경우 최태원 일가와 소버린의 공방이,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가와 KCC측의 대결이 예고돼 있다.

 경영권을 놓고 경쟁하는 이들은 기관들은 물론 최근 결집력이 강해진 소액주주의 표를 하나라도 더 획득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소액 주주들이 귀한 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는 12일 주총을 앞둔 SK의 경우, 최씨 일가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지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아이투자신탁운용·한일투신운용·우리투신운용·한국투신운용·신영투신운용 등은 소버린의 제안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소버린은 주총을 앞두고 제임스 피터 대표가 직접 방한해 소액주주들과 SK 노조집행부를 만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SK의 소액주주 가운데 소버린에 주총 의결권을 위임한 사람도 나타났다. 현재 SK측 우호지분은 27∼36% 수준이고 소버린의 우호지분은 20% 가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소액주주들을 결집할 경우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아직 주총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현대엘리베이터도 소액주주 모임이 “양측에 공개질의서를 보내고 답변 결과에 따라 지지하는 쪽을 결정하겠다”고 밝히는 등 소액 주주의 입김이 거세다. 일단 지난 3일 질의 답변서에서는 현대의 경우 경영권을 방어하는 측면에서 ‘신중함’을 내세운 반면 KCC 측은 현대엘리베이터 인수를 전제로 소액주주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소액주주 모임은 양측의 답변을 통해 자체 의견수렴에 나서 지지하는 측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올해 개최된 각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기관투자가들은 여전히 대주주의 입장을 대부분 추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기관들의 주총 안건에 대한 찬성비율은 지난해(95.61%)에 비해선 줄었지만 여전히 94.83%로 압도적이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