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인텔이 휴대인터넷 기술 세계표준화에 공조하기로 의견을 조율함에 따라 국내 휴대인터넷 서비스 도입에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그러나 각 기업의 이해관계가 민감하게 얽힌 만큼 16e표준화를 마무리하는 오는 10월까지 의견 조율에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정=휴대인터넷(Pi)은 제안 초기부터 국제표준화를 통해 3.5세대(G) 혹은 4G 이동통신 세계표준 선점을 목표로 설정해 추진됐다. 이 때문에 정보통신기술협회(TTA) 프로젝트그룹(PG05)에서도 지적재산권(IPR) TF팀을 따로 만들어 삼성전자와 ETRI를 주축으로 Pi와 유사한 IEEE802.16e나 802.20 등을 통한 세계표준화를 모색해왔다.
지난 2월 초 PG05의 Pi 기본 요구사항(파라미터) 확정에 따라 본격화된 16e진입은 당초 구현 서비스의 형태를 놓고 인텔과 이견이 나타남에 따라 난항을 겪었다. 고정접속 위주인 인텔의 전략과 이동접속위주인 Pi전략이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 이 때문에 지난 1월 16e회의를 성과없이 보낸 뒤 두 달여의 협상을 거쳐 3월 회의에서 막차 타기를 극적으로 시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PG05 관계자는 “싱글칩을 이용해 고정접속과 이동접속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양측이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정했다”며 “16e가 이동성 요소기술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곧 인텔과 삼성이 각각 방향을 수정해 서비스의 개념을 확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미=국내 Pi표준이 국제표준에 반영되면 향후 IPR 수익이 발생한다는 직접적 이익 외에도 다양한 부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장비시장이 확대돼 서비스 사업자의 투자비용이 줄어들고 제조업체는 수출 기회도 얻게 된다. 또한 Pi를 통해 차세대 통신 기술을 선점한다는 중장기 기술전략의 성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미국 인터넷 환경에 맞춰 설정한 고정 광대역 접속 기능을 함께 만족시키게 됨에 따라 싱글칩의 가격이 올라간다는 점과 국내 표준에 다시 반영될 경우 국내 환경에 적합치 않은 부분도 감수해야 한다는 점 등이 지적된다. 인텔의 와이맥스와 삼성전자·ETRI의 Pi가 불안한 동거를 하면서 자칫 주도권 다툼 양상을 보일 우려도 제기됐다.
또한 국내 표준화 절차에서 아직 삼성-ETRI의 초안과 포스데이타의 초안의 경쟁을 마무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후 표준화의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도 크다. 한 전문가는 “표준화 절차는 곧 서로 이해를 주고받는 과정이어서 국내 표준에 인텔의 이해가 반영되는 영향도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전망=삼성과 인텔이 표준 공조에 합의하고 16e 참여 기업들이 전반적인 서비스 방향에 동의했다고 해도 구체적인 표준 구성은 또 다른 과정을 거쳐야 한다. IPR이나 각사의 전략 등 민감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16e의 요소기술 제안은 이번 3월 회의가 마지막이어서 이번 회의에서 최대한 Pi 기술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당면 과제다. PG05관계자는 “16e 회의 결과 국내 표준과 적절히 공존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오거나 실제 기술반영이 부족할 경우 별도의 대안을 마련하는 시나리오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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