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에 대기업 주의보가 발령됐다.
올들어 코스닥에서 신흥 우량종목의 활약이 돋보이는 가운데 이들 종목의 주력 사업분야에 대한 대기업의 공세가 강화돼 주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거세지는 대기업 ‘외풍’= 올 초 코스닥에 등록한 카메라폰 부품업체 엠텍비젼은 지난달 중순 미국 퀄컴이 경쟁 제품을 출시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락했다. 당시 한 증권사까지 나서서 퀄컴때문에 영업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보고서를 내놓는 바람에 4만원대를 넘던 주가는 1주일 사이에 3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말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코스닥에 입성한 MP3플레이어(MP3P)업체 레인콤도 대기업 외풍에 좌불안석이긴 마찬가지다. 가장 강력한 경계대상인 삼성전자의 MP3P 사업 강화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기 때문. 최근 주가가 주춤한 것은 보호예수 물량 해제 탓도 있지만 삼성전자와의 경쟁 강화에 대한 우려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반도체도 삼성전기의 백색LED 시장 진입 소식에 흔들리고 있는 경우.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 1월 삼성전기의 백색LED 개발 완료 발표 이후 시장 경쟁에 따른 우려감을 계속 언급하고 있다.
◇첫 고비는 넘어= 퀄컴 악재로 비틀거렸던 엠텍비젼은 이후 증권사의 부정적인 보고서에 반박자료까지 내며 상황 수습에 나선 끝에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과 유화증권이 잇달아 매수 의견을 내놓았으며 외국인 지분율도 지난달 중순 12%대에서 14%대로 오히려 올랐다.
레인콤도 주가는 정체돼 있지만 동부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등으로부터 매수 의견을 받아 건재를 과시했다. 서울반도체도 삼성전기의 백색LED 시장 진입이 위험요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하나증권, 대우증권 등은 파급효과가 적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매수 의견을 밝혔다.
◇효과적인 대응이 관건= 어차피 대기업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예고된 악재’인 만큼 얼마나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가 향후 주가 유지의 관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오재원 연구원은 레인콤 분석보고서를 통해 “MP3P는 짧은 제품 교체주기로 인해 빠른 시장 대응이 중요해 대기업보다는 작지만 효율적인 회사가 더 유리할 것”이라며 민첩한 시장 대응을 강조했다. 하나증권 도철환 연구원도 서울반도체와 관련, “대기업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장점을 지녔기 때문에 삼성전기의 시장 진출에 맞서 공급선 다변화를 꾀한다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엠텍비젼, 미 퀄컴 경쟁 제품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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