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 고객을 잡아라"

이달은 화이트데이·혼수특수 기대

 지난달 14일 발렌타인데이를 시작으로 본격 점화된 유통업계의 ‘데이 마케팅’이 이달은 화이트데이와 혼수시즌이 맞물리면서 절정에 치닫고 있다.

특히 각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이번 화이트데이와 혼수시즌에 금년도 춘계 마케팅의 성패를 걸고 있을 만큼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화이트데이, 변덕스런 女心을 훔쳐라=‘발렌타인데이=초코렛, 화이트데이=사탕’이라는 등식은 최근들어 퇴색되는 추세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대 남자들이 발렌타인데이때 받고싶다고 희망한 선물 1순위는 초코렛이 아닌 노트북·디지털카메라·MP3 플레이어 등이었다.

이는 여성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 얼마전 한 유아복업체가 주부를 대상으로 ‘화이트데이때 남편에게 바라는 것’을 조사한 결과 여행, 외식, 영화관람 등의 순이었다. 사탕이나 꽃보다는 잠시나마 ‘가사로부터의 해방’을 바란다는 것이다.

이같은 트렌드 변화에 관련 업계의 발빠른 움직임이 돋보인다. 위나아만도는 오는 14일 화이트데이를 맞아 자사 김치냉장고인 딤채 구매고객 가운데 딤채클럽(http://www.dimchae.co.kr)에 가입한 남성고객을 대상으로 다음달 4일까지 추첨을 통해 꽃다발과 초콜렛 등을 경품으로 전달하는 행사를 계획중이다.

이번 화이트데이를 겨냥해 옥션(http://www.auction.co.kr)에 올라온 1000여개의 경매품 가운데 사탕, 초코렛 등 전통적인 선물은 20%에 불과하다. 최근 몸짱 열풍에 영향을 받은 탓에 트레이닝복, 운동기구 등 헬스 관련 상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석류, 홍삼캔디 등 건강식품도 여럿된다는게 옥션측의 설명이다.

◇유통가, 혼수시즌으로 연계=올해는 윤달이 끼어 예년에 비해 혼수시즌이 앞당겨지면서, 이번 화이트데이를 혼수시즌과 맞물려 마케팅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자사 프로농구단 소속인 화이트 선수를 내세워 ‘화이트데이 마케팅’에 한창인 전자랜드21은 이 선수의 대형 브로마이드와 사탕 등을 부천·일산점 등 경인지역내 전자랜드21 매장 방문고객에게 증정하는 등 스포츠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 업체는 이번 화이트데이 마케팅을 혼수특수와 연계, 실속형 패키지 상품 판매를 극대화시킨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이트데이와 혼수시즌 모두 타겟 고객층이 여성들로, 마케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양자의 효율적인 연계가 필수”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오프라인 매장, 화이트데이 이벤트

할인점,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들은 톡톡튀는 이벤트로 연인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까르푸는 매장당 8명의 고객을 뽑아 순도 99.99%의 금박을 입힌 ‘애인 등록증’을 증정한다. 시가 1만5000원 상당의 이 등록증은 사랑하는 연인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새겨 놓은 일종의 증표로, ‘위의 두 사람은 사랑을 지켜가는 애인으로 등록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어 젊은 연인들에게 인기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14일까지 전국 28개 전점에서 화이트데이 선물 모음전을 갖는다. 홈플러스는 사탕세트는 물론 화장품 특별 기획전과 준보석 모음전도 준비해 구색을 넓혔다. 화장품 특별 기획전에서는 오데뜨 기초화장품(스킨, 로션, 크림, 썬크림)을 7280원 균일가에 준비했고 베네통, 엘리자베스 아덴, 돌체가비나 등의 향수를 1만5800원에서 2만5800원 사이에서 선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LG백화점은 화이트데이를 맞아 2만원 이상의 악세사리 선물용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풍선으로 선물을 포장할 수 있게 해줘 눈길을 끌고 있다.

*온라인 업계, 화이트데이 마케팅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은 이번 화이트데이에 맞춰 평소 일반매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선물용품이나 건강용품 등을 준비해 놓고, 네티즌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롯데닷컴(http://www.lotte.com)은 웰빙·몸짱 열풍에 맞춰 사탕 바구니 대신 요가비디오, 건강보조식품, 소형 얼굴 마사지기 등을 적극 소개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젊은 네티즌 사이에서 사탕보다는 보다 실속있는 제품에 대한 구매욕구가 더 크다”며 “실제로 사탕바구니의 매출은 전년 대비 15% 가량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디자인 전문 쇼핑몰 텐바이텐(http://www.10x10.co.kr)은 조화와 캔디를 화려한 레이스로 장식한 ‘화이트캔디부케’부터 1m 짜리 대형 하트쿠션까지 1∼5만원대별 다양한 선물 아이템을 구비해 놓고 있다. 특히 1m대형 하트쿠션은 한정 판매하는 물건으로 손으로 어루만지면 손길을 따라 음영이 생겨 손끝으로 사랑고백을 쓸 수도 있다. 그밖에 이니셜을 새겨 선물할 수 있는 ‘이니셜반지’와 ‘여성 호신용품’ 등 튀는 아이템으로 이번 화이트데이 마케팅에 승부를 건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