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CMO]대우일렉트로닉스 정연국상무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야말로 마케팅의 기본이 아닐까요. 제조업체 입장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내고 제품에 반영할 때 비로소 마케팅이 의미를 지닐 수 있을 것입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영업부문 수장인 정연국 상무(53)는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올해 마케팅 방침을 묻는 질문에 ‘기본’을 강조했다. 가장 기초적인 것들이 선행된 후에라야 마케팅도 최대의 효과를 지닌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직원들에게도 항상 ‘기본’을 지키도록 독려한다. 그가 기본이라고 일컫는 부문은 ‘고객의 니즈(needs)’ 파악과 ‘성실’이다. 최근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웰빙’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고객들의 친환경·친건강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영업인의 능력은 흐르는 물과 같다고 말합니다. 즉 시기와 조건을 고려하여 가장 적절한 시기에 능력을 발휘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성실함과 부지런함을 겸비해야 합니다. 제품이 시원찮아도 마케팅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제품의 품질이나 유통과 같은 기본적인 사항에 90%의 노력을 기울이고 마케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지 않아야 합니다. ”

정상무는 이처럼 마케팅에 대해 누구보다도 ‘현실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그가 이처럼 현실론을 직시하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이 넘도록

전자업계에서 근무해오면서 쌓은 현장 경험이 뒷받침이 됐다. 지난해 2월에 대우일렉트로닉스에 컴백한 그는 사실 본래 ‘대우맨’이었다.

1979년 ㈜대우(지금의 대우인터내셔널)에 입사해 1983년 대우전자로 자리를 옮긴 뒤 13년 동안을 대우 가족들과 함께 하면서 영업·지사·유통기획·판촉·서비스 등을 두루 섭렵했다. 이후 97년부터는 GE백색가전을 맡고 있다가 지난해 2월 친정으로 복귀했다.

정상무가 요즘 직원들에게 주문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사고의 유연성이다.

“외국 기업들을 보면 형식에 집착하지 않아요. 사장이 직접 실무자와 토론을 하는가 하면 화상회의나 콘퍼런스콜로 시간을 절약합니다. 영업을 위한 자리는 예외지만 차림새도 자유 분방합니다. 경직된 사고방식은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의 방문은 항상 열려 있다. 누구라도 자유롭게 들어와서 제안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언제부터인가 흰 와이셔츠 대신 컬러풀한 셔츠를 즐겨 입게 된 것도 이 같은 생각에서다.

정상무는 지난 2002년 40∼50명에 불과했던 국내영업부문 직원수가 지난해 100여 명으로 늘어나고 올해에는 200명으로 다시 두 배로 늘어난 것에 힘입어 한창 고무돼 있다.

“우리에게는 앞으로 좋아질 일만 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시기를 거친 우리에게는 국내 1430만 가구의 소비자라는 광범위한 시장이 있습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국내 영업부문이 비상하는 한해로 만들겠습니다.”

그는 매일 아침 7시20분이면 어김없이 회사에 출근하는 ‘아침형 인간’이지만, 인파가 북적이는 전철 안에서, 사람들이 오가는 길거리에서, 또 상인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용산 전자상가 등 어디에서나 삶의 가치를 읽고 비지니스 아이디어를 얻는다. 그의 올해 영업전략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