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사는 회사원 김준호 과장(37)은 구매를 결정하기 전 반드시 인터넷을 찾는다. 김 과장이 제일 먼저 방문하는 곳은 바로 가격 비교 사이트다.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원하는 제품의 가격을 서로 비교할 수 있는 데다 상품 정보도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품 구매 요령, 제품의 장단점 등 발품을 팔아야 하는 ‘일급 콘텐츠’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바쁜 김 과장에게는 금상첨화다. 최근에는 중소 쇼핑몰의 신뢰성까지 보장해 주는 보증 시스템까지 제공해 가격 비교 사이트는 이제 온라인 쇼핑을 위한 가장 친절한 ‘안내자’로 떠올랐다.
‘알뜰 쇼핑’과 ‘안심 쇼핑’을 보장하는 가격비교 사이트가 ‘제2 전성기’를 맞고 있다. 초기 가격 비교는 호기심 차원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튼튼한 수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비결은 꾸준히 증가하는 방문자와 실적에 연유한다. 인터넷 대형 몰은 15% 수준, 중소형 쇼핑몰은 60% 수준에 가까운 매출을 가격 비교 사이트를 통해 올리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장 포화’라는 전문가 진단이 무색하게 잇따라 신규업체가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 NHN은 지난해 말부터 가전·컴퓨터 제품군을 중심으로 가격비교 서비스를 시작했다. ‘NHN 선전’에 힘입어 엠파스와 야후도 자체적으로 가격비교 시장을 노크 중이며 야비스를 인수한 플래너스도 새로 ‘도전장’을 던졌다. 가격 비교 업체가 난립하면서 가격비교 사이트를 다시 비교해 주는 ‘모사니(http://www.mosani.com)’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이에 맞서 에누리·마이마진·오미(http://www.omi.co.kr) 등 기존 업체도 제휴업체와 상품 데이터베이스를 늘리는 한편 서비스와 콘텐츠를 새로 단장했다. 에누리는 전자상거래 포털을 목표로 인력 충원뿐 아니라 인터페이스를 개선하고 콘텐츠를 추가했다. 오미는 자동차보험·여행 상품·이사 등 무형의 서비스 상품 쪽으로 카테고리를 늘려 나가고 있다.
마이마진은 가격 비교 기능에 소비자 보호 기능을 추가하면서 ‘온라인 거래는 불안하다’는 불신감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부적으로 정한 입점 심사 기준(3개월 이상 쇼핑몰 운영, 법인, 쇼핑몰 사고처리 등)에 미달하는 사이트는 아예 입점을 시키지 않고 있으며, 이미 입점한 쇼핑몰에 대해서도 ‘삼진 아웃제’를 도입해 수시로 퇴출시키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 서울보증보험·유클릭 등과 함께 온라인 매매보호장치(에스크로)도 새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밖에 다나와도 이미 지난해 말부터 에스크로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신재호 마이디지털 사장은 “가격 비교 사이트는 쇼핑몰의 가장 절친한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소비자의 쇼핑 동반자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었다” 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대표 가격 비교 사이트 소개
◇다나와(http://www.danawa.co.kr)=다나와는 각종 컴퓨터 부품 가격과 시장 정보를 제공한 컴퓨터와 부품 가격 정보 사이트다. 이 사이트에는 1만개가 넘는 컴퓨터 부품이 등록돼 있고 입점 회원사 스스로 가격 정보를 관리해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용산의 가격을 정확하고 빨리 얻을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이 회사는 가격 비교 업체로는 가장 빠르게 지난해 4월부터 서울보증보험·유클릭 등과 제휴를 맺고 전자 보증 구매 중계서비스(매매보호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소비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마이마진(http://www.mymargin.com)=마이마진은 국내 유일의 온·오프라인 가격 정보 사이트다. 삼성SDI에서 분사했으며 온라인 쇼핑 포털을 지향하고 있다. 15개 카테고리, 500개 쇼핑몰의 75만 상품 데이터베이스가 강점이다. 이달 2일부터 검색 엔진을 통해 다양한 검색 기능을 제공하는 검색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또 마이마진 내 구매자에게 최저가와 안심 구매를 보장해 주는 ‘구매 신고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동차용품, 애완용품 카테고리 정비 등 수시로 콘텐츠를 보강해 나갈 계획이다.
◇에누리닷컴(http://www.enuri.com)=가격 비교 사이트 중 가장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에누리는 그동안 비회원 제로 운영되었던 상품정보 커뮤니티 ‘지식 통’을 새로 열고 전면 회원제로 전환한다. 또 하나은행과 제휴해 매매보호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소니·도시바·올림푸스 등 현재 16개 제조사와 제휴해 시행 중인 정품 인증 서비스도 이 회사만의 독특한 서비스다. 에누리는 입점 쇼핑몰이 810여개. 방문자 수는 16만명 정도다.
◇베스트바이어(http://www.bb.co.kr)=베바는 그동안 전자·컴퓨터·화장품 등 일부 카테고리로 한정된 가격비교 서비스를 전 분류 카테고리로 확대시킨다. 베바가 이와 함께 기획하고 있는 또 다른 서비스가 바로 ‘인공 지능 검색’이다. 기존의 가격 비교 검색은 해당 품목군이나 모델 이름을 정확하게 입력해야만 목적하는 상품을 찾을 수 있었으나 베바의 ‘인공지능 검색서비스’를 이용하면 정확한 모델 이름, 해당 품목 군 이름이 아닌 ‘약어’나 ‘속어’ ‘유사어’ 등을 검색 창에 입력해 고객이 원하는 품목군으로 검색 결과를 안내받을 수 있다. 또 쇼핑몰을 실제로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신뢰도를 평가하는 쇼핑몰 평가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