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헛구호에 그쳤던 시스템통합(SI)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자정부·스포츠·철강 등 국내 SI업체들이 그간 주력해온 정보화 분야에서 중국·유럽·동남아 등 해외 정부 및 기업 고객의 솔루션 공급과 제휴 체결 요청이 잇따르면서 해외 정보화 시장에서 국내 SI 업계에 대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 SI업체들이 구축해온 정보시스템에 대한 각종 노하우 및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해외에서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전 마케팅 등을 통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던 고정 패턴에서 벗어나 해외 고객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SI수출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달리 성사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쌍용정보통신(대표 강복수)은 최근 독일 최대 SI업체인 T-시스템스의 적극적인 요청을 받고 이 회사와 제휴, 오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회에 △등록 △자원봉사 △인력관리 △수송 △물류 부문 솔루션 일체를 공급키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스포츠 SI분야에서의 국내 기술력을 재확인함으로써 오는 4월에 사업자 선정을 앞둔 카타르 아시안게임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 입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쌍용측은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외 지역에서 쏟아지는 각종 정보시스템 구축 요청을 선별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 SI업체들도 있다.
지난 해 하반기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유한공사 통합 정보시스템 구축을 계기로 중국 철강업계로부터 주목을 받아 온 포스데이타(대표 김광호)는 최근 중국의 수도강철·보산·본개 등 중대형 규모 철강업체의 IT 프로젝트 구축 요청을 잇따라 받고 사업 참여 여부를 고민중이다.
실제로 포스데이타는 중국 철강업체들이 요청한 개별 프로젝트의 규모와 사업성, 향후 레퍼런스 활용 가능성 등을 두루 고려해 선별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 회사 신경래 부사장은 “현실적으로 모든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만큼 전사적자원관리(ERP)와 업무혁신(PI)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타당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이미 몇몇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이 상당부분 진척됐음을 내비쳤다.
올해 초 전자정부 사업을 해외 사업 견인차로 내세운 삼성SDS(대표 김인)도 지난 달 브루나이 정부로부터 전자정부 프로젝트 구축에 대한 요청을 받고 임원들을 현지에 파견, 현지 시장 조사를 벌이는 등 사업 타당성을 검토중이다. 특히 삼성SDS는 브루나이 전자정부 사업을 향후 동남아 전자정부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방침 아래 사업 수행 여부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