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엘코엔터테인먼트
‘엽기토끼 한 마리가 대한민국을 평정하다.’
씨엘코엔터테인먼트(대표 최승호 http://www.clko.co.kr)는 지난 99년 설립된 토털 캐릭터 비즈니스 전문 기업이다. 많은 캐릭터 회사들이 원작자에 의해 운영되고 있지만 씨엘코는 철저하게 비즈니스 관점에서 운영된다.
승현인터내셔날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세서미스트리트, 세일러문, 텔레토비, 젤라비 등 다양한 캐릭터 사업을 전개하던 중 2001년 김재인 작가의 ‘마시마로’ 캐릭터를 상품화하면서 씨엘코엔터테인먼트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캐릭터 비즈니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던 ‘마시마로’였지만 씨엘코와 만나지 않았다면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났을지도 모르는 일. 씨엘코는 적극적인 비즈니스 활동으로 3000여 종이 넘는 ‘마시마로’ 상품을 개발했으며 현재 한 해 로열티로만 수십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잘 키운 캐릭터 하나’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씨엘코는 국내에서 ‘마시마로’의 상품화가 어느 정도 완성됐다는 판단하에 해외진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서의 성과와 일본 진출 경험을 바탕으로 씨엘코는 올 해 본격적으로 광활한 중국시장을 노리고 있다.
모바일 콘텐츠 개발 및 마케팅 자회사 ‘씨엔에스크리에이티브’ 설립으로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엔진을 확보했으며 중국 시장에 걸맞는 다양한 신상품을 개발할 계획도 세웠다. 믿을만한 현지 에이전트 확보에도 나섰다.
씨엘코는 ‘마시마로’의 뒤를 잇는 새로운 스타 발굴에도 주력하고 있다. 씨엘코가 내세운 차세대 주자는 ‘구라스’. 거짓말을 뜻하는 속어 ‘구라’에서 탄생한 캐릭터다. 경인방송에서 방영되는 ‘조정린, 구라스의 캐릭터 쇼’를 통해 거짓말을 일삼는 현대인들에게 일침을 가하면서 서서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어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부즈
‘엽기토끼의 아성을 넘어’
부즈(대표 김부경 http://www.vooz.co.kr)는 중국 소녀 캐릭터인 ‘뿌까’를 개발한 작가 김부경 씨가 99년 직접 설립한 회사다. ‘뿌까’는 찐빵 머리와 상큼한 미소가 매력적인 거룡반점의 외동딸. ‘뿌까’가 닌자의 후손 ‘가루’를 집요하게 쫓아다니면서 벌이는 좌충우돌 이야기가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열광했다.
빨강과 검정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형상은 ‘뿌까’의 적극적인 성격을 반영하면서 파스텔톤 위주였던 기존 캐릭터 시장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6월 온라인폴 전문사이트 VIP의 조사 결과 ‘마시마로’를 제치고 인기투표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2003년 대한민국 캐릭터 대상도 수상했다.
‘뿌까’의 탄생은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김부경 사장이 중국 경극의 한 장면을 보던 중 천하를 호령하는 남자주인공 ‘항우’가 연인 ‘우희’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보고 착안했다. 탄생은 이처럼 우연적이었지만 사업화는 철저한 계획하에 진행됐다.
‘마시마로’의 씨엘코엔터테인먼트가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비즈니스에 강점을 갖고 있다면 ‘뿌까’의 부즈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준비성이 돋보인다. 해외진출 계약이 거의 성사되더라도 섣불리 발표하지 않고 현지 불법복제나 비정상적인 상품 수출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마련한 후 본격적인 비즈니스에 돌입한다.
500여 종의 ‘뿌까’ 상품을 개발한 부즈는 전 세계 62개국에 진출했다. 동남아, 유럽은 물론 중남미 지역에서도 ‘뿌까’를 찾아볼 수 있다. 부즈는 올 해 그동안 캐릭터 상품에 집중돼 있던 사업영역을 온라인 게임과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이미 온라인게임업체인 넥슨과 손을 잡고 게임포털 ‘뿌까랜드’를 구축중이며 기존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뛰어넘어 본격적인 애니메이션 시장에도 진입할 계획이다.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살려 대한민국 캐릭터 산업의 선봉에 선다’
호기심 많은 펭귄 ‘뽀롱뽀롱 뽀로로’로 잘 알려진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대표 최종일 http://www.iconix.co.kr)는 금강기획의 애니메이션·캐릭터 사업팀이 지난 2001년 분사해 설립한 회사다. 금강기획 시절 ‘녹색전차 해모수’, ‘레스톨 특수구조대’, ‘짱이와 깨모’ 등 80여편의 창작 애니메이션을 기획하면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것이 강점이다.
아이코닉스의 또 다른 강점은 장기간의 콘텐츠 공급경험을 바탕으로 산업계 전반에 높은 신뢰도의 네트워크를 고르게 구축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체 창작물 외에 ‘게으른 고양이 딩가’, ‘우비소년’, ‘요리킹 조리킹’ 등 수많은 캐릭터 물의 사업대행을 맡으면서 국내 캐릭터 산업 전체를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 캐릭터인 ‘뽀롱뽀롱 뽀로로’는 남북 합작 애니메이션으로 관심을 끄는가 싶더니 지난 12월에는 프랑스 진출 소식을 전하며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뽀롱뽀롱 뽀로로’는 프랑스 최대 방송사인 국영 TF1를 통해 내년부터 프랑스 전역에 방영될 예정이다.
특히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영화제 ‘프랑스 앙시 페스티벌’의 경쟁 부문에도 진출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스위스와 모로코,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에도 진출을 준비중이다. ‘뽀로로’는 이밖에 창작 동화책인 ‘하늘을 날고 싶어요’에 출현해 교보문고와 반디앤루니스에서 유아아동 부문 베스트셀러 1위와 3위에 올랐고 모바일콘텐츠로도 제작될 계획이어서 그야말로 원소스멀티유즈의 전형을 보여준다.
아이코닉스는 다양한 콘텐츠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콘텐츠의 기획부터 사업에 이르기까지 수직 계열화된 개발 및 비즈니스 시스템과 국내외를 포괄하는 강력한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전천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프로바이더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앤캐릭엔터테인먼트
‘애니메이션과 캐릭터가 함께 만드는 신나는 세상’
앤캐릭엔터테인먼트(대표 이양우 http://www.ancharac.com)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분야 모두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포부와 함께 탄생한 회사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기존형식에서 벗어난 앤캐릭만의 캐릭터를 개발하고 있다.
앤캐릭의 대표 캐릭터는 ‘뽀글이’. 자기 몸의 두 배가 넘는 커다란 뽀글뽀글 파마 머리를 가진 ‘뽀글이’는 지난해 5월 이후 휴대폰 고리와 인형만 150만개가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고 옆집 오빠를 짝사랑하는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중심에 두고 모두가 공감하는 순수하고 동화적인 감성을 이끌어 낸 것이 성공비결이다. 각박해져만 가는 세상 속에서 ‘뽀글이’를 바라보고 있으면 친근감과 함께 따뜻함이 마음 가득히 퍼져나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앤캐릭은 외색이 짙은 국내 캐릭터 시장에서 순수하고 독창적인 캐릭터로 승부를 걸고 있다. 무엇보다 캐릭터에 생명력을 부여해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대중의 곁에서 사랑받는 친구로 만드는 것이 최대 전략이다.
또 하나의 대표 캐릭터 ‘열대펭귄 페닝’은 겨울이면 따뜻한 난로 앞에서 군밤과 군고구마를 먹는 행복으로 사는 특이한 성격의 소유자다. 지난 2000년 탄생한 후 세계 애니메이션 트렌드에 대한 철저한 분석 끝에 완전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시트콤 형식을 도입함으로써 우리가 일상 생활에 접할 수 있는 상황을 주인공의 독특한 성격을 통해 새롭게 해석해 낸 이 애니메이션은 지난해 5월부터 MBC를 통해 방영됐으며 해외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앤캐릭은 ‘열대펭귄 페닝’을 애니메이션 외에도 게임, 음반, 캐릭터 상품 등 다변화된 분야에 진출시킬 계획이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