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잠재력 있는 IT기업을 타깃으로 한 미국형 사모(PE·프라이빗쿼티)펀드를 조성할 계획을 세운데 이어 여러 증권 및 투신사들도 유사한 사모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어 영향 및 성공여부 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4일 미래에셋의 한 관계자는 “5000억원과 2000억원 두 개의 사모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라며 “5000억원 규모의 펀드는 유망 IT업체의 인수합병(M&A) 등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자금 확보를 위한 의사결정 과정을 밟고 있으며 상반기중 결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추진 배경= 벤처기업 M&A시장이 크게 확산될 것이란 예측과 함께 정부가 외국계 대형자본에 맞설 수 있는 토종펀드를 만들 수 있도록 법·제도 개선에 나서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의 관계자는 “그동안 주식과 채권시장에 많이 투자를 했는데 과거에 비해 수익률이 낮아짐에 따라 대체 투자시장을 찾았다”며 “이번에 추진하는 펀드는 그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벤처캐피털업계 반응= 업계는 미래에셋의 진출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그동안 국내 M&A시장이 급신장하더라도 대형 외국계 기업에게 상당부문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으나, 이들 토종 대형펀드가 조성될 경우 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스틱IT투자의 최병원 부사장은 “기업간 M&A의 경우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벤처캐피털로서는 한계가 있는 부분을 증권사 등이 역할을 한다면 M&A시장의 파이를 키운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우려의 시각도 있다. 벤처캐피털협회의 곽성신 회장은 “기본적으로 순효과가 기대되지만 자칫 단기간의 수익만을 노릴 경우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전망= 미래에셋과 같은 증권사 및 투신사들의 사모펀드를 통한 M&A시장 진출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상당수 업체들이 이 시장 진출을 적극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KTB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사모펀드 운영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랜드마크투신의 관계자도 “법률적인 정비가 아직 완비되지 않아 좀더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성장 잠재력 있는 IT기업의 M&A 등을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는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