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지의 국내 유통그룹이 서울 구로역 인근에 IT전문몰 유치에 나서면서 서울 서남권이 전자유통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의 부동산계열사인 애경E&C이 최근 LG건설과 함께 오는 2006년말 완공을 목표로 서울 구로구 구로역세권에 짓는 주상복합건물인 ‘나인스 에비뉴’의 상가 분양에 나섰다.
이는 애경E&C측이 현재 애경백화점 지상주차장 부지 등에 지하 5층·지상 36층 규모로 건설을 추진중인 주상복합건물내 지하 2층∼지상 4층의 쇼핑몰(1만8000여평 규모)을 먼저 분양하는 것이다.
홍준호 애경E&C 차장은 “부근에 전문화된 IT·가전 전문상가가 없는 실정을 감안해 소형IT, 게임, 컴퓨터 등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의 수요층을 겨냥한 전자관을 5개층에 걸쳐 도입할 예정”이라며 “IT매장은 물론, 전자몰 수요와 연계 가능한 패션 전문 쇼핑몰도 유치하고, 지상1∼2층에는 애경백화점내 미도입된 중·저가 브랜드을 중심으로 아울렛몰로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쇼핑몰의 시공사인 LG건설의 한 관계자는 “구로·가리봉동 등 인근 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를 중심으로 이 일대 60만평이 대규모 IT단지로 국가차원에서 조성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구로역을 중심으로 한 서울 서남권이 용산에 이은 전자유통의 메카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이 일대에는 일이삼전자타운과 삼성전자 물류센터가 국철 1호선 구로·구일역 인근 도보 가능권내에 모두 포진해 있다. 또 내달 고속전철 개통으로 인근 광명역세권이 본격 개발되면 그에 따른 지방상권의 유입도 기대된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이견도 만만찮다. 용산 전자상가 상우회 관계자는 “이미 용산·국제전자상가 등이 시내 전자유통 상권을 양분하고 있는 상태에서 서남권만을 기치로 한 신규 상권의 탄생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고속철도 개통에 따른 지방상권 흡수는 용산역세권도 마찬가지”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정부와 서울시의 구로산업단지 첨단화 계획이 속속 가시화되면서, ‘서남권 대세론’은 당분간 전자유통 업계에서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