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캐릭터의 힘!"

문화콘텐츠진흥원 `2204 산업백서`발간

 흔히 캐릭터 산업을 문화콘텐츠 산업의 꽃이라 부른다. ‘원소스멀티유즈’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한 개의 우수한 캐릭터가 인형, 완구는 물론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공연,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엽기토끼 ‘마시마로’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처음엔 하나의 습작에 불과한 캐릭터가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기 때문에 지금도 수많은 디자이너들이 이른바 대박 캐릭터를 탄생시키기 위해 밤잠을 설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한 캐릭터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 상황에 대한 확실한 이해와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이 315개 캐릭터 관련업체와 전국 5대 도시에서 25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간한 ‘2004 캐릭터 산업백서’는 캐릭터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기초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국산 캐릭터가 좋아요’=지난해 국산 캐릭터의 시장은 전체 38.3%인 1조8416억원 규모였다. 이는 전년도 1조8470억원보다 다소 줄어든 수치이지만 점유율은 오히려 3.3% 증가한 것이다. 경기침체로 전체 캐릭터 시장규모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국산 캐릭터는 선전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국산 선호율이 47.8%를 기록하면서 외산 캐릭터 선호율(45%)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002년 국산과 외산 선호율은 각각 44%와 56%였다. 선호 캐릭터에 대한 조사에서도 ‘둘리’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마시마로’ ‘뿌까’ ‘딸기’ 등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10위권에는 일본 캐릭터가 4개, 미국 캐릭터가 2개였다.

 ◇캐릭터 산업 종사자=캐릭터 업계는 여전히 영세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었다. 캐릭터 개발 및 라이선스 업체 중에는 5명 이내 직원을 보유한 업체가 31.9%로 가장 많았으며, 6∼10명(25.3%), 11∼20명(19.6%) 순이었다. 101명 이상인 곳은 5.1%였다. 캐릭터 제조업체의 경우에도 1∼5명의 직원을 보유한 업체가 34.7%로 가장 많았으나 101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업체가 11%나 됐다.

 연령별로는 캐릭터 개발 및 라이선스 업체나 캐릭터 제조업체 할 것 없이 29세 이하 직원이 과반수에 육박해 젊은 캐릭터 산업의 특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대졸 이상 인력이 캐릭터 개발 및 라이선스 업체는 47.7%, 캐릭터 제조업체는 33.7%에 불과했으며 대학원 졸업 이상의 학력자는 2∼3%밖에 안 돼 고급인력이 절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시장 개척 본격화=해외진출에 대해 물어본 결과, 전체 응답 캐릭터 개발업체의 37.3%가 ‘수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 지난 2002년도에는 12.9%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을 비쳐보면 지난해 해외시장개척이 얼마나 활발해졌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지원 요구사항에 대해 절반 이상의 업체가 ‘해외정보제공 및 네트워크 지원(56.1%)’을 꼽아 초기 단계에서 해외시장 진출에 기본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조업체의 경우에는 41.5%가 해외수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제조업체 역시 ‘해외정보제공 및 네트워크 지원(36.5%)’이 가장 부족하다고 대답해 캐릭터 업체의 공통적인 고민을 드러냈다.

 ◇본격적인 도약의 해로=지난해 국내 캐릭터 시장 규모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여파로 전년 대비 8% 감소한 4조8085억원을 기록했다. 대형 제조유통사 미스터케이와 CCA의 부도는 유통시장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려는 국내 업체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캐릭터가 다양한 대안 분야를 찾아나서고 내수 침체를 해외에서 만회하는 등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올해는 이를 본격적인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모두의 바람이다.

 문화콘텐츠진흥원의 최영호 산업진흥팀장은 “포켓몬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잘 키운 캐릭터 하나가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수 있다”며 “올해 라이선싱 비즈니스의 활성화와 건실한 유통체계 확립에 주안점을 두고 캐릭터 산업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종산업 중 하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