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권순도 소프트포럼 사장

 결단이란 무엇일까.

 그동안 얼마나 많은 결단들이 있었을까.그리고 결단과 선택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 것일까.마지막 문제를 풀면 답은 자연스럽게 나온다.결단과 선택의 차이를 굳이 구분한다면 결단은 ‘리스크를 껴안기로 마음 먹는 것’을 의미한다.반면에 선택을 할 때는 위험 부담을 덜 느낀다.

 결단은 큰 고비에 이르렀을 때 필요하다.위험이 있음을 알면서도 그 길로 뚜벅뚜벅 걸어갈 때 그 사람은 결단을 내린 셈이다.중요한 결단을 내릴 때는 욕심을 부리지 말고 이해 관계를 따져서도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오히려 이해 관계에 충실해야 한다고 본다.다만 시야가 문제이다.근시안적인 결단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승산도 없다.대신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 당장은 불안하더라도 미래를 희망적으로 바라보며 리스크를 감당하는 태도가 모범적인 결단인 것이다. 필자가 기업 활동을 통해 깨닫기도 했고 또 여러 선배 경영인들에게 배운 교훈에 따르면 분명히 그렇다.

 필자도 다른 기업인들과 마찬가지로 크고 작은 결단을 해왔다.

 소프트포럼은 지난 95년 미래산업의 보안연구소로 출발해 99년 독립 법인화된 이후 승승장구해왔다.2001년 성공적인 코스닥 등록도 화려한 승리처럼 보였다.그런데 2003년 들어 인터넷 보안업계가 시장의 급속한 위축 때문에 긴장감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동종 보안업체들을 포함해 많은 인터넷 관련 기업이 때로는 조용히 더러는 공개적으로 감원을 단행했다.

 하지만 소프트포럼은 뒤로 물러서는 대신 수십 명의 연구 인력을 늘리기로 결정했다.그러나 이는 상당한 인건비 지출 부담을 각오해야 했다. 더구나 시장 상황이 호전되리라 관측하는 이들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그럼에도 리스크를 껴안고 직원 수를 늘리기로 결단한 것은 미래를 확신했기 때문이다.어려운 때일수록 인력에 과감히 투자해 경쟁력을 높인다면 2004년과 2005년에는 반드시 도약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투자자의 이익도 보호된다고 판단했다.

 이는 기업 정신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공개키기반구조(PKI) 분야의 선두 업체인 소프트포럼은 전 세계 인터넷의 필수적인 보안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자부심과 소명 의식을 갖고 있다.때문에 정작 기업의 진정한 인프라인 맨파워를 경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지난해 인적 자원에 투자함으로써 근력과 지구력 그리고 창의력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평가한다.이제 소프트포럼은 사업의 본격적인 글로벌화와 다양한 PKI 임베디드 분야로의 진출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려 한다.이 순간 우리가 자신감을 갖는 것은 직원 하나 하나의 축적된 역량이 튼튼한 기반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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