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냐, 기회냐’
지난 12일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에 따라 ‘탄핵 후폭풍’이 한차례 국내 증시를 휩쓸고 간 가운데 증시의 조기 회복 여부가 주목된다. 이미 지난 12일 탄핵 악재로 인한 부정적인 반응이 충분히 나타났지만 시차상 국내 증시를 좌우하는 외국인의 반응은 점검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악재 흡수 여부는 이번 한 주간에 걸쳐 확인될 전망이다.
◇피할 수 없는 위기= 과거에도 수차례에 걸쳐 정치적 악재가 증시의 발목을 잡은 적은 있지만 이번 탄핵은 아직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기에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교보증권 임송학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 단기 등락은 불가피하다”며 “불확실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도 약세 내지 조정장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지난 2001년 폭락을 불러왔던 9.11 테러와 달리 이번 사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까지 상당기간 장기 악재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 증시의 반등 탄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기회와 위기는 공존= 단기간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것은 일정 기간 이후에는 회복이 가능하다는 이론도 성립된다. 통상적으로 주가 폭락 사태 이후 초기 조정은 2∼3일에 걸쳐 일단락됐던 만큼 저가 매수를 통한 차익 실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한화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내수 경기는 좋지 않지만 수출 호조가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저평가된 우량 기업 위주의 단기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열쇠는 외국인 손에= 이미 지난 12일 각종 악재가 모두 반영됐으나 국내 증시 총액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의 동향은 파악되지 않았다. 12일 밤 탄핵 소식을 접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주말 동안 심사숙고를 통해 어떠한 결론을 내렸느냐에 따라 이번 주 국내 증시 기상도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위원은 “이번 탄핵 사태로 외국인의 매수 기조가 주춤하겠지만 아직 해외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에 대해 관망 입장을 보이고 있으므로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안선영 선임연구원은 “중장기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외국인은 해외 변수와 맞물려 돌아가는 만큼 이번 사태가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대통령 탄핵 이후 ... 증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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