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6월 13일 지방선거와 2002년 12월 19일 제16대 대통령선거 결과를 TV 혹은 인터넷으로 지켜보던 사람들은 개표 결과가 예년보다 훨씬 빨리 나오는데 대해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과거 전국에서 실시되는 선거 개표 현황을 졸린 눈을 비벼가며 새벽까지 혹은 밤을 새워가며 지켜봤던 것과 비교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6·13 지방선거와 지난 대선 결과의 신속한 개표 결과 집계가 가능했던 것은 전자개표 방식을 적용한 최첨단 정보기술(IT) 시스템이 도입됐기 때문. 오는 4월 15일 실시되는 제17대 총선에서도 전자개표 시스템을 이용한 전자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지난 2002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처음 도입된 전자개표시스템은 유권자가 투표지에 표기한 이미지를 스캐닝해 후보자별 득표사항을 집계하고 동시에 투표지를 후보자별로 분류· 배출하는 방식이다.
즉 투표지 스캐닝을 통해 분류 및 계수를 자동화하고 각 선거구별로 집계된 개표결과를 투표지분류 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선거구별 개표 현황 등 다양한 개표 상황을 실시간으로 통신망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전송, 개표 오차율을 제로화하고 개표 결과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산출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자동차운전면허 시험에서 OMR 시험답안지의 표기를 전자감응장치를 통해 자동으로 인식, 채점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30일 앞으로 다가온 4월 총선에는 전국 264개 개표소에 유권자 규모에 따라 전자개표기가 2∼18대씩 배치되는 등 총 1378대가 도입된다. 특히 그간 유권자 수가 적어 수작업으로 개표가 진행됐던 경북 울릉군과 인천 옹진군에는 4·15 총선에서 처음으로 전자개표시스템이 도입돼 지역 유권자의 궁금증을 보다 빨리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개표시스템은 개표 결과의 조작 등 해킹 방지를 위해 통신 방식을 TCP/IP가 아닌 씨리얼 방식이 적용돼 해킹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고 애매하게 표기되거나 이중 기표된 용지를 무효 처리하지 않고 미분류로 걸러내 수작업을 통해 백업함으로써 100% 안정성 확보에 도전한다.
전자개표시스템은 분당 220장 가량의 투표용지를 처리하고 득표수를 집계한다. 이에 따라 선거 개표에 투입되는 인력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기존에 수십명의 개표 종사원에 의해 수작업으로 결과를 집계했을 때와 비교하면 분당 220매는 시간당 1만 3200매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수작업으로 개표할 경우에 개표소당 평균 200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2대의 자동개표기를 사용할 경우 투입되는 개표 인원도 20%(40명) 수준으로 대폭 낮출 수 있다.
총 3번의 선거에서 전자개표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담당하며 노하우를 축적해온 SK C&C(대표 윤석경 http://www.skcc.com)는 이번 제17 대 총선 전자개표시스템의 성공적 운영에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SK C&C는 전자개표시스템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전국 264개 개표소 현장에 장비점검 및 기술지원을 담당하는 350여명의 인력을 배치하기로 하고 선관위가 임명한 개표 요원에 대한 교육과 함께 사전 모의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준비 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SK C&C 공공사업단 유용종 전무는 “그간 3차례 선거에서 전자개표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제17대 총선의 성공적인 전자개표시스템 운영을 통해 향후 e-정부 전자투표 시대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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