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탄핵 정국’ 충격에서 벗어나며 빠른 안정세를 찾았다.
15일 증시는 3.46포인트 오른 852.26으로 마감, 지난 주말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모습을 나타냈다. 코스닥도 4.98포인트 상승한 425.26을 기록했다. 관심을 모았던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에서 46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탄핵 충격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후폭풍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 당분간 조심스러운 시장 대응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일단 안정은 찾았다= 일단 탄핵 쇼크는 주말을 넘기면서 추가적인 악재는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국내외 기관들이 “국내 경제의 기반이 탄핵에 따른 충격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분석들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안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우발 악재 발생 후 주식시장이 대체로 빠른 회복을 보였다는 ‘학습 효과’도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풀이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대통령 탄핵 직후 국제 신용평가 기관의 중립적 평가 △월말로 예정된 FTSE 관계자의 방한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IT기업의 실적 개선 지속 등은 여전히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전주말 미 증시가 급반등에 성공한 것도 국내 주식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한 모습이다. 미 나스닥은 지난 주말(13일) 모처럼 2.10%나 급등하며 우려됐던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
◇후폭풍 가능성은= 일단 한고비는 넘겼지만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사후 수습 능력에 따라, 또 추가적인 정국 불안이 없다는 것을 전재로 주식시장의 안정을 점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일단 지금까지 발생한 탄핵 변수는 국내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추가적인 정국 혼란 가능성과 해외 변수들(미 증시 침체, 대만 외국인 매도 등)은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현대증권 김지환 연구원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총선 등이 여전히 국내 경제를 훼손할 위험 요인으로 남아있다”며 “탄핵 자체보다는 그 이후 문제를 처리하는 대응 방식에 따라 주가의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나리오별 주가 전망= 동원증권은 탄핵 이후 정치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별 주가 전망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동원증권은 우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결정할 경우, 경제정책이 표류하면서 경기 부양책 등에 악영향을 우려했다. 지도력 공백 가능성이 있고 경기회복 등이 강력하게 진행되더라고 주가의 상승 여력은 둔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탄핵이 부결되고 총선에서 여소야대 정국이 이어질 경우는 지난 1년과 같은 경제의 불확실성이 유지될 것으로 분석됐다. 혼란이 더 이상 않는 가운데 해외 동향과 수출에 따라 주가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동원증권은 탄핵이 부결되고 여대야소로 정국이 바뀌는 상황이 주가에는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강력한 지도력 부활 속에 지난 1년 동안의 정치적 혼란이 사라지면서 기업의 투자 위축과 내수 회복 지연 등이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탄핵부결·여대야소땐 `최상의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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