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나노 산업이 장비재료 분야를 중심으로 활기를 띠면서 연구개발(R&D) 수준을 지나 초기 산업화 단계로 본격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17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막된 세계적 규모의 나노 전시회인 ‘나노텍(Nanotech) 2004’에 참가한 각국 관계자들에게서는 이처럼 나노연구가 산업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행사에 미국, 일본, 유럽의 각국은 산학관 컨소시엄을 구성, 나노기술을 통한 신시장개척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본 히타치의 츄토무 가나이 회장은 개막 연설에서 “나노기술은 기초 과학기술이자 21세기 신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성장 엔진이다”라고 강조하며 “지난 40년간의 나노 R&D는 지난해부터 초기 산업화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나노텍2004에서는 네도(NEDO, 신에너지 및 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 아이스트(AIST, 산업기술종합연구소) 등 국가 R&D 컨소시엄 외에도 일본 NEC, 히타치 등 대기업과 울박, 제올, 니콘 등 유력 장비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제품을 출품 했다.
○…주최측은 이번 행사에 지난해보다 20% 이상 증가한 260여개 단체 및 회사가 참가했으며 관람객도 30% 이상 늘어난 4만여 명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특히 장비·계측·재료 업체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해 나노 산업화를 추진함에 있어 장비재료 산업의 비중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한국관계자들은 “나노산업의 성격이 다양한 연구성과에 기반한 장비와 계측기로부터 시작될 수 밖에 없는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나노기술을 통한 과학기술 혁신 체계를 구축하고 산학관협력체계를 만들어 잃어버린 산업기술 10년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일본의 300여개 업체가 모여 지난 10월 출범한 나노기술신산업창조추진협의회(NBCI, Nanotechnology Business Creation Initiative)가 중심.
가나이 회장은 “일본 NBCI는 나노기술이 아직까지 연구개발 중심의 초기 산업화에 머물러 있고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아직 5년 이상 더 있어야 하는 점을 감안 138개 대기업과 107개의 중소·벤처기업 그리고 대학벤처가 집결했다”며 “이를 통해 하향식(Top-Down) 방식의 신시장을 개척하고 산업화가 가능한 ‘상용제품’ 로드맵을 작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이 구상하는 나노기술 신시장개척은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제품이 될 것이며 철저하게 3∼5년 후 시장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지 오미 일본 의원은 ‘나노테크놀로지를 위한 일본 정부 정책’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대학이 과학기술 혁신의 중심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 대학 벤처 설립을 미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도쿄(일본)=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