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및 등록기업의 공시를 집계한 결과, 하루에 한 명 꼴로 상장·등록기업의 CEO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19일까지 대표이사가 교체된 상장·등록기업은 84개사에 달했다.
이런 대표이사 교체는 대부분 실적이 부진한 코스닥 중소 기업에서 활발히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적대적 M&A와 관련한 경영권 교체 등도 적지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M&A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성장에 한계를 느낀 1세대 벤처 CEO들의 사퇴 욕구가 적지않다는 점을 들어 이런 ‘CEO 교체 바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유도 가지가지= 대표 이사 교체 사유를 보면 대부분 일신상의 이유와 기존 대표 이사 사임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위자드소프트·브레인컨설팅·세넥스테크·지이티·아이빌소프트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밖에 KT서브마린은 전 대표의 경영책임에 따른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한 경우다. 서울이동통신은 M&A에 따른 경영권 변경에 따라 대표이사가 바뀌었다. 씨큐리콥과 동방라이텍, STS반도체통신 등은 IT부문 등 신규 사업 확대를 위해 각자 대표 형태의 2인 대표 체제를 갖추기도 했다. 엔플렉스는 전 대표가 공금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며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경우다.
◇교체 효과는 기업마다 달라= 올해 IT기업의 대표 이사 변경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끈 경우는 SK텔레콤이다. SK 측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경영진을 대거 바꾸며 선장을 표문수에서 김신배로 교체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 IT기업 대표 교체는 시장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CEO교체 효과를 기대할 만한 사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유력 전문 경영인의 영입은 많지 않은 가운데 단순 경영권 교체, 대표 이사 변경이 활발한 것 같다”며 “CEO 교체에 따른 성과는 회사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어 투자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책임경영·M&A 확대가 변수= 책임 경영의 확대와 M&A의 활성화 속에 기업들의 대표이사 교체는 앞으로도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이미 국내 기업들 사이에도 전문 경영진의 성과를 계량화하고 이에 따른 책임을 묻는 현상은 일반화되고 있다. 또 M&A에 대한 금융 당국의 지원과 기업 퇴출기준 강화 등도 경영진들의 잦은 교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늘고 있는 적대적 M&A 사례도 모두 경영권 교체 이슈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기술투자 최범진 이사는 “M&A 활성화를 위한 법과 제도가 확대되고 있고 한계 기업의 경우 생존권 차원의 M&A 욕구가 크게 늘면서 대표 이사 변경, 최대주주 변경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책임경영·M&A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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