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문화관광부에 보고된 ‘문화콘텐츠 인력양성 종합계획(안)’은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인력수급 데이터 하나 없었던 국내 문화콘텐츠산업의 약점을 해소할 수 있는 ‘좌표’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애니메이션·캐릭터·만화·음악·게임·방송 등 분야별로 인력수급 특성을 분석한 뒤 해외 사례를 통해 문화산업 발전단계에 따른 인력양성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앞으로 ‘문화산업 5대 강국 진입’을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 설정에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력수급 예상치 어떻게 나왔나=인력수급치 예상은 문화콘텐츠 산업이 오는 2008년까지 매년 15.6%씩 성장한다는 전망아래 거시경제 모형과 문화콘텐츠 관련 정규교육기관 졸업생 예상수치를 대입해 도출한 것이다. 유사성이 많은 애니메이션, 캐릭터, 만화 산업을 하나로 놓고 추산한 인력수급 전망에서는 ‘과잉공급 속의 필요인력 부족’이라는 결과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는 정규교육기관에서 배출되는 인력의 71%가 고교와 2년제 전문대 졸업자인데다, 제작 분야에 집중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분야별 현황=우선 연평균 20%를 넘는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게임 분야에서는 근본적인 인력 부족 현상이 예상된다. 정규교육기관만 놓고 봤을 때는 해마다 6000명 이상의 인력이 부족하고 비정규교육기관을 통한 인력유입을 고려하더라도 2000명 이상이 부족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당국이 컴퓨터 및 그래픽 전공자 등 비관련 전공인력의 유입을 통한 중장기적 인력 공급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방송·영화산업 역시 인력공급의 비탄력성으로 전반적인 부족현상이 예상되고 음악산업에서는 디지털 환경과의 접목으로 관련 개발분야의 인력수요가 증가해 현 인력구조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기획, 제작 등 핵심인력의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이들 산업은 최근 들어 ‘창작 중심으로의 전환’이 급속하게 전개되고 있는 분야여서 앞으로 기획, 개발 분야의 인력 부족 현상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핵심리더 양성, 영재 육성 체계 확립=보고서는 호주·캐나다 등 산업이 성장기로 접어든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문화산업 성장단계별 인력양성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하청 위주 구조를 갖고 있던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상품을 기획할 수 있는 핵심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현재 오는 2006년 개교를 목표로 하는 ‘문화산업대학원대학교(가칭)의 설립방안을 제시했다. 이곳에서 매년 디렉터 20명, 프로듀서 20명, 시나리오 30명, 엔지니어링 30명 등 문화콘텐츠 창작을 위한 핵심인력을 소수정예로 키워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문화콘텐츠 영재육성체계 확립 방안도 제시했다. 연간 50명 내외의 초중고교 학생을 선정해 향후 문화콘텐츠산업의 핵심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조기교육을 시킨다는 계획이다. 해외 우수 전문인력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글로벌 핵심인력 양성센터와 문화산업기술 개발연구소 설립도 제안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문화콘텐츠 인력양성 지원기금을 조성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국고지원과 민간출연 방식을 포함해 2006년부터 기금을 조성, 오는 2015년 경에는 약 5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이밖에 보고서는 기존 인력의 효과적 활용을 위한 인력양성 종합시스템 가동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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