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이번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아 왔던 MP3플레이어 업계는 ‘MP3폰 저작권 협상’이 반쪽 협상으로 그치자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당분간 MP3플레이어 업계에 대한 협상은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한국 음원제작자협회·한국 음악저작권협회 등 음악저작권 관련협회들은 MP3폰에 이어 MP3플레이어 제조업체를 상대로도 로열티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MP3플레이어 제조사와도 권한 행사하겠다”= 한국음반산업협회 추연수 본부장은 22일 “이통사, 휴대폰 제조사와의 저작권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MP3플레이어 메이커를 상대로 권한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MP3플레이어 업계에 불똥이 번질 경우 그동안 아무런 걸림돌 없이 MP3플레이어를 제조·판매해 왔던 제조업체들은 협상결과에 따라 자칫 거액의 로열티를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MP3플레이어 업체들은 일단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추 본부장은 이날 “MP3플레이어 업체들에 대한 저작권 협상은 MP3폰에 대한 저작권 협상을 끝낸 이후에 할지 동시에 진행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해 시기 문제는 유동적이지만 MP3플레이어 업체들에 대한 저작권 협상은 전개할 뜻임을 시사했다.
◇불씨는 남아=당장은 아니어도 현재 한국음원제작자협회 등과 음원사용에 관한 로열티 협상을 벌이고 있는 레인콤 등을 제외한 대다수 MP3플레이어 업체들과 음원권리자단체간 충돌이 예상된다. 또 타결 여부에 관계없이 MP3플레이어 업체들은 일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이진혁 연구원은 “권리자단체들이 MP3시장 활성화를 위해 파일 다운로드를 방관해 온 측면이 있다”며 “MP3폰에 이어 MP3플레이어 업체에 대한 저작권 압박은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C의 MP3파일을 MP3폰으로 옮겨서 듣는 기능에 대해 저작권 규정이 적용되든 그렇지 않든 간에 MP3 플레이어 업체에는 모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월평균 200만대 이상 판매되는 휴대폰이 높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20만원대 이하 플래시메모리 타입 MP3플레이어 저가 모델을 대체해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