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자사의 차세대 성장 분야로 밀고 있는 디지털 홈 사업이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디지털 홈 사업은 아직 주도권을 쥔 국가나 업체가 없어 표준화 여부, 업체간의 협력 등에 따라 향후 패권의 향배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분야다.
인텔은 특히 최근 들어 디지털 홈 사업과 관련, 한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향후 행보에 국내외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텔은 지난 8일 우리나라에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을 위한 발족식을 하고 올해 말까지 20여 명의 연구원 확보, 디지털 홈 등과 관련된 연구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패트릭 겔싱어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한국 내 연구 개발 센터는 디지털 홈 사업이라는 목적을 갖고 세워진다는 점에서 인텔의 타 연구개발센터와 다르다”고 말했다.
인텔은 또 국내 기업과의 제휴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10일 LG전자와 디지털 홈네트워크 분야 R&D 전반에 대해 상호협력을 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텔은 이어 삼성전자와도 광대역 무선접속 시장선점을 위해 제휴를 추진중이다. 양사는 인텔이 추진중인 와이맥스(WiMAX) 기술과 국내 휴대인터넷 표준인 HPi 기술 간의 상호 호환을 위해 논의중이다. 인텔과 삼성전자는 양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기술을 국제 표준으로 내세울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인텔의 자회사인 인텔캐피탈도 디지털 홈 사업과 관련, 국내의 관련 벤처 중에 적합한 투자 대상을 찾고 있다. 인텔캐피탈 스콧달링(Scott Darling) 부사장이 내주 한국을 방문, 인텔의 디지털 홈에 대한 비전과 디지털 홈 펀드에 대해 설명회 등을 가질 계획이다.
디지털 홈 사업과 관련한 인텔의 한국 내 행보는 앞으로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패트릭 겔싱어 CTO는 “한국은 무선 기술과 보급률이 뛰어난 곳으로 2∼3년 뒤 실용화될 기술을 사전에 실험할 수 있는 곳”이라며 “울트라 와이드밴드와 같은 새로운 무선 통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한국의 IT 업계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텔이 지난해 주도적으로 결성한 디지털 홈 워킹 그룹(DHWG)도 설립 당시 17개에 불과했던 회원이 최근 100개로 증가하는 등 순항중이다. DHWG은 오는 2·4분기에 테크니컬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발표며 하반기에는 이러한 표준에 기반한 첫 번째 디지털 홈 제품들이 발표할 예정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