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성장엔진의 주역들](9)디스플레이:부산·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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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든든한 연구·개발 및 생산 기반 하에 착실한 성장 = 부산대학교·경성대학교 등에서 연구·개발(R&D)에 나서고 있는 부산의 디스플레이 분야 기반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생산업체인 삼성SDI와 인접해 있는 것을 비롯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 R&D와 관련된 기업이 40개, 연관 산업체가 200개에 이른다. 지역내 업계·학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정부와 기업, 지방자치단체들이 경기도 수원 반도체단지에 버금가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단지를 부산에 조성하는 말도 나오고 있을 정도다. 실제 부산시는 최근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전략산업육성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지능형 종합물류시스템, 지능형 자동차, 디지털콘텐츠 등과 더불어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유기EL)를 추가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 지역 디스플레이 학계에서는 부산대 전자전기정보컴퓨터공학부 김재창 교수(58)가 ‘대부’ 격이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미국 알라바마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최근까지도 산·학을 넘나드는 정력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반사형 액정 분야 권위자로 ‘쌍안정 특성을 지닌 메모리 모드형 액정표시장치’를 개발, 지난해 대구 엑스포에서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에서 기초원천기술부분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쌍안정 스플레이 셀(BCSN:Bistable Chiral Splay Nematic Cell)’은 한번 정보를 표시한 후 변화가 많이 없는 전자책(ebook)이나 개인휴대단말기(PDA) 같은 장치에 저소비전력 디스플레이로 사용될 수 있는 데다 반사형 LCD와 함께 사용할 경우 소비전력을 최저 수준으로 낮출 수 있어 IMT2000 등 미래 디스플레이에 적합해 관심을 끌고 있다.

부산지역에서는 특히 디스플레이 소재·재료 부문에서 다른 지역을 압도하는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 부산대와 동아대·경성대 등 지역의 연구진들이 힘을 모아 설립한 플라스틱정보소재연구센터가 그 배경이 되고 있다. 소장인 부산대 진성호 교수(화학교육학과)를 비롯해 정옥상·서홍석·이광희·김복기(이상 물리화학부) 교수, 조영래(금속공학과) 교수, 동아대 송정근(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이재욱 교수(화학과), 경성대 박동규(자연과학부 화학전공)·조성진(물리전공)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부산대학교(학사)와 KAIST(석사·박사)를 마친 진성호 교수(40)는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컬러필터와 ‘Jnk-Jet’용 잉크 및 유기ELD를 개발했다. 학교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기존 PPV계 고분자에 실리콘계 화합물을 첨가한 새로운 발광고분자를 개발, 국제적인 전자재료 전문학술지인 ‘신테틱 메탈’의 표지논문을 장식으며 LCD의 액정에 전도성 고분자를 결합시킨 ‘액정성 전도성 고분자’를 세계 최초로 합성해 화학계의 ‘셀’ 학술지로 불리는 ‘케미컬 리뷰(인용지수 21.2)’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밖에 ‘간단한 구조를 갖는 발광색 조절 고분자’를 개발, 응용화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인 ‘합성금성(Synthetic Metals)’ 표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부산대 출신으로 KAIST에서 화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은 정옥상 교수(44)는 콜로라도대학에서 포스닥 과정을 마쳤다. KIST 나노재료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책임연구원을 거쳐 모교로 돌아온 정 교수는 분자내 전자이동 현상, 광 및 열 분자스위칭재료, 결정공학을 이용한 나노 기공분자 및 배위고분자 합성 및 소형 유해분자 인식, 무기 분광학, 금속착물 재료를 연구 중에 있다.

조영래 교수(42)는 교육부 국비장학생으로 독일 슈투트가르트대학원에서 박사를 취득한 후 KIST와 ETRI를 거쳐 학교로 돌아와 현재 대면적 FED용 진공패키징 기술과 고휘도 디스플레이용 발광소자 제작 및 안정성 향상 기술, 반도체 공정을 이용한 탄소나노튜브 박막의 패터닝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동아대학교 송정근 교수(46)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에서 석박사를 마치고 신시내티대학에서 박사를 취득한 후 첨단과학기술연구단장을 맡고 있다. 송 교수는 유기박막트랜지스터(OTFT) 분야 선구자로 지난 98년 연구를 시작, 현재에는 국내에서 최고수준의 성능을 보이는 OTFT의 제작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OTFT와 OLED를 집적해 4인치 플라스틱 기판 위에 64 x 64 픽셀 어레이를 제작하고 시연하는데 성공했으며 그 결과를 내달 12∼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2004 MRS Spring Meeting’의 초청강연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OTFT의 성능 개선과 더불어 완전 능동형 AMOLED 디스플레이 패널 제작 기술, 그리고 OTFT 기반 플라스틱 집적회로 기술에 대한 연구에 주력할 계획이다.

경성대학교 박동규 교수(51)는 부산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화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구분야는 물리화학 및 고분자 합성 및 특성으로 ‘곁사슬 타입의 비선형 광학 고분자 재료’에 이어 최근에는 발광소자용으로 변색 발광소자 고분자 합성과 특성에 대해 주력하고 있다. 박 교수는 ‘π 공액계 고분자 전자 재료’로 주목받고 있는 n형 파이공액 고분자와 보론 원자의 비어있는 P궤도를 이용한 전계 발광소자로서 전자 수송 재료나 전지의 음극 재료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경성대학교 조성진 교수(47)는 이온빔 및 박막 물리학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조 교수는 독창적으로 개발한 이온클러스터를 이용한 물리적 고분자 박막 제작방법과 이온선 조사에 의한 고분자 표면 물성 변화 연구를 유기 및 고분자 전자 소자 제작에 접목시켜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이온 클러스터 방법을 이용해 고분자 물질인 폴리이미드(Polyimide)를 진공 중의 기판 상에서 직접 중합해 박막을 제작하는 방법은 조 교수가 독창적으로 창안한 방법으로 ‘재료과학저널’에 의해 ‘올해의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

미국 코네티컷 대학교 박사, 버지니아 대학에서 포스닥을 마친 경성대학교 화학과 권태우 교수(46)는 유기전자 및 광전자 소자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측면의 메커니즘적 성질을 가지는 유기 신물질 합성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전자적으로 활성이 있으면서 빛을 낼 수 있어 디스플레이와 빛 혹은 다른 광소자 개발에 있어서 매우 효율적인 발광소자로서 부상하고 있는 덴드리머를 연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SDI의 심임수 전무(50)가 눈에 띤다. 부산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심 전무는 LCD제조기술팀장, LCD개발그룹장, 사업팀장을 거쳐 MD본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또 김기두 상무(47)는 경북대 화학공학과 출신으로 MD본부 개발팀장을 맡고 있다.

◇ 광주, 광산업에 힘입어 디스플레이 산업 발아 = 광주지역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열악하지만 신소재와 화학공학, 고분자 분야를 전공한 인력들이 전문가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광산업이 지역 특화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디스플레이 관련 산업도 서서히 싹을 틔우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김동유 교수(42)는 △광 감응성 고분자 △유기 발광 고분자 및 광(전) 소자 △광통신용 불소 치환 고분자 △광 결정 제조 및 나노 재료 개발 등 4개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다. 김 교수가 연구중인 광 감응성 고분자 중 아조벤젠(azobenzene)기를 갖는 고분자 필름에 레이져 노광을 통한 표면 요철 구조형성은 간단하게 나노 사이즈의 구조물을 형성하는 방법으로 광 메모리·반사 방지막 등 광학 소자에 응용할 수 있다. 또 유기 EL 디스플레이에 청색발광 유도를 위한 폴리플루오렌(polyfluorene) 유도체의 다양한 구조합성 및 소자 제작, 플라스틱 광섬유에 응용 가능한 불소 치환 고분자 물질 등을 합성하고 연구하고 있다. 그는 또한 나노 사이즈의 콜로이드 제작 및 자기조립을 이용한 다양한 광 결정 구조와 나노 구조 등을 제작하여 차세대 광 소자로서의 응용을 모색하고 있다.

조선대 고분자공학과 홍진후 교수(46)는 과기부 지정 광소재·광응용 물성평가연구실장을 맡아 디스플레이용 광소재와 기능성 광경화소재, 광응용 물성평가 방법 및 공정 시스템 최적화 기술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스마트 소재의 응용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LCD의 핵심 소재기술인 광확산 필름에 적용되는 광경화 소재 및 디스플레이 표면처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한 유기 EL 분야의 상업화에 장애로 지적돼 온 고효율화·고내구성을 위해 디바이스 제조 기술 및 공정확립을 통한 덴드리머형 유기발광재료가 적용된 신개념의 디스플레이용 전계변색소자를 개발, 특허 출원했다.

이와 함께 홍 교수는 최근 다양한 디스플레이 소재에 적용될 수 있는 고분자분산형액정(PDLC)을 분자설계와 첨단 계측 및 데이터 해석 기술을 바탕으로 응용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폴리아닐린을 이용한 전도성 고분자 소재, 초내후성 광안정제와 이를 이용한 기능성 코팅제 및 환경친화형 에너지절감형 기능성 코팅제도 개발중이다.

같은 대학 신소재공학과 신동찬 교수(36)는 지난 2000년부터 2년간 삼성SDI 종합연구소 책임연구원을 지내면서 당시 세계 최대크기인 유기ED(OLED) 패널인 15.1인치 P채널금속산화막반도체(PMOS) 능동(AMOLED) 패널을 개발할 주도했을 만큼 탄탄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이 밖에도 8.4인치 레이저전사법(LITI) 패널을 비롯 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CMOS) AMOLED 패널, 양면발광형 AMOLED 패널 등의 개발에도 참여했다.

한국광기술원 장원근 박사(40)는 강유전성 액정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그룹인 미국의 콜로라도 주립대 물리학과 노엘 클라크 교수의 지도를 받아 강유전성 액정에 대한 스위칭 동력학과 기본 물성에 대한 연구를 주력해왔다. 그는 또 박사후 과정에서 단일 액정 연구소로는 세계적으로 가장 큰 기관인 미국 켄트주립대의 액정연구소에서 액정-고분자 이중합체를 이용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해 프로젝션 디스플레이·전자책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방식을 구현하기도 했다. 장 박사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광기술원 창업보육센터장을 맡아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및 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부산=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