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이 맘때쯤이면 집 안팎부터 말끔히 치워놓고 ‘입춘대길(入春大吉)’을 바랬다. 새봄을 맞는 마음과 정성은 ‘정갈한 단장’에서 나온다고 믿은 것이다.
유통가에도 봄맞이 단장이 한창이다. 겨우내 정성스레 준비한 ‘CI(기업이미지·Corporate Identity)’를 바꿔달고 새봄 새마음을 다잡는 쇼핑몰 업체가 있는가 하면, 새로운 TV CF를 마련해 소비자에 시선을 끌어모으고 있는 홈쇼핑 업체도 있다.
◇인터넷쇼핑몰의 얼굴, ‘CI’의 교체=국내 1위 인터넷쇼핑몰 업체인 인터파크(http://www.interpark.com)는 지난 1999년 코스닥 등록을 계기로 만들었던 기존 CI를 버리고 최근 참신한 디자인이 가미된 새 CI를 선보였다.
홈페이지, 배너광고 등을 통한 자사 로고 등의 노출 빈도가 타 유통채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인터넷쇼핑몰의 경우 CI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강조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인터파크는 지난 3개월여간의 작업끝에 가독성이 뛰어난 새 CI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다.
이 회사 김규상 디자인팀장은 “기존 CI는 당시 코스닥 등록시점에 맞춰 경황없이 제작돼 여러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새 CI는 한글화 작업 등을 통해 가독성을 크게 높이고, 컬러에서 전체적인 통일감을 주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번 CI 교체작업은 이 분야 전문기업인 ‘가이드 어소시에이츠’가 맡아 추진했다.
◇TV CF도 새단장=일반 소비자의 기호와 취양에 민감한 유통업체들에게 있어 TV CF는 이들 소비자와의 접점을 형성하는 주요 수단이다. 따라서 각 유통채널은 TV CF의 편성과 교체에 막대한 홍보비를 쏟아 부으며 사력을 다하고 있다.
후발 홈쇼핑업체인 우리홈쇼핑(http://www.woori.com)은 지난 1월 라디오 광고를 시작한 데 이어, 이번 봄부터 유명 인기배우인 차승원씨를 모델로 한 공중파 TV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물론 주요 일간지와 지하철 PDP TV,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한 광고도 열심이다.
이를 위해 우리홈쇼핑은 올해 광고·판촉비 예산을 지난해 대비 90% 급증한 200억원으로 늘려잡고 있다. 이중 TV·라디오·신문·잡지 등 4대 매체 광고비와 옥외·인터넷 광고 등 순수 매체 광고비는 전년 대비 268% 신장한 70억원. 여기서 40억원은 이번 봄·여름중에 조기 집행한다.
국내 최대 전자 전문점인 하이마트(http://www.himart.co.kr)는 지난 2002년부터 공전의 히트를 쳐온 ‘오페라 시리즈’의 메인 모델을 새봄을 맞아 전면 교체했다. 새 CF는 최근 청춘스타로 각광받고 있는 송승헌, 신하균을 비롯해 드라마 대장금에서 연생이 역할로 인기를 끌었던 박은혜를 내세우고 있다. 7회 연작시리즈로 제작되는 이번 광고는 박은혜가 송승헌·신하균 등과 삼각관계를 펼치는 컨셉이다.
복합전자유통센터 테크노마트(http://www.tm21.com)도 이달부터 새로운 TV CF ‘가보라 테크노마트, 봉잡았다 전자제품’편을 방영중이다. 디지털 전자제품이나 전자상가에 낯선 40∼50대들에게 테크노마트가 이들의 10∼20대 자식과 같은 길라잡이 역할을 해준다는 구도다.
업계 관계자는 “CI나 광고 등은 해당 업체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인만큼, 일정한 싸이클을 두고 적절한 타이밍에 맞춰 수정·변경돼야 한다”며 “특히 유통업체의 경우 일반 소비자와 직접 대면을 해야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