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자정을 기해 특소세율이 전격 인하됐다. 지난 해 7월 특소세를 낮춘 이 후 두 번째다. 이번 조치로 고가 가전 제품의 경우 에어컨은 현행 16%인 특소세율이 11.2%로, 프로젝션 TV는 8%에서 5.6%로 각각 떨어졌다. 제품 별로 보면 삼성은 프로젝션 TV 17종, 에어컨 30여 종, LG는 프로젝션 12종, 에어컨 30여 종이 특소세 혜택을 보게 됐다. 대우일렉트로닉스도 프로젝션 TV 6종, 에어컨 6종이 이번 특소세 영향권에 포함됐다. 가격 인하 폭은 제품과 업체 별로 차이가 있으나 프로젝션 TV는 대략 8∼15만 원, 에어컨은 3만∼5만원 정도 떨어질 것으로 업체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이번 특소세 인화와 관련해 시장에서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전반적인 업계의 분위기는 ‘부정론’이다. 특소세의 한시적 인하로 가격 부담이 완화될 수 있지만 이미 꺾여진 전자 제품 수요를 촉진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내수 부진의 근본 이유가 가계 부실이나 소비자 금융의 문제인데 특소세 인하와 같은 미봉책으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정책 마인드까지 아예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소수이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조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풀 꺾인 소비 심리를 살리기는 힘들겠지만 수요 진작의 모티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충분히 마케팅을 위한 호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전자상가 등 유통업체와 삼성·LG전자 등 가전업체는 발빠르게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비록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지만 내심으로는 꺾여진 소비 심리를 살릴 수 있는 ‘불씨’가 될 것으로 바라고 있다.
과연 이번 특소세 인하 조치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하지만 내수를 진작할 수 있는 호재인 것은 분명하다. 지난 해 이 후 오히려 역신장하고 있는 가전 시장에도 잘 만 활용하면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기회다. 문제는 관련 업체의 마인드다. ‘효과가 분명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에서 공격 마케팅에 시동을 건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