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수능방송 앞으로 7일

수험생만 애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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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 대책 가운데 핵심인 EBS 수능방송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EBS는 24일부터 위성 및 인터넷 방송 시스템 점검에 돌입했고, 전국 시·도 교육청도 일선 학교의 시청 환경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방송 초기에 예상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여전히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은 데다 당국이 내놓는 처방들마저 ‘땜질식’에 그치고 있어 수험생 및 학부모들의 혼란과 불안감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오락가락’ 대책=지난 2월 17일 교육부는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발표하면서 EBS 방송 및 인터넷 수능 강의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수험생과 학부모 등의 관심도 잠시, 곧바로 접속자 폭주로 인한 ‘인터넷 접속 대란’ 우려가 불거졌다. 그러자 교육부는 지난 15일 ‘수능 방송 및 인터넷 강의 중간 추진 상황’ 발표를 통해 25일부터 일주일간 시스템 점검에 나서는 한편 방송개시 이후 3개월간을 시험운영기간으로 설정, 발생가능한 문제점들을 사전에 파악해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2·17사교육비 경감 대책 발표 당시 밝혔던 ‘원활한 방송 약속’을 정부 스스로가 뒤집는 꼴이 됐다. 게다가 위성채널과 인터넷 수능 강의 시청을 당부하고서는 정작 인터넷 접속 대란이 우려되니 특정 시간을 피해 달라는 권유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책 또 대책=인터넷접속대란에 우려는 지난 17일 초·중·고급 수준의 모든 강의를 전용사이트 ‘EBS인터넷수능학교’(http://www.ebsi.co.kr)를 통해 제공하겠다는 발표로 더욱 고조됐다. 그러자 불과 닷새 뒤인 22일 교육부는 다시 초·고급 수준 강의에 한해서는 위성채널을 통해서도 내보내겠다는 임시 분산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시청시간이 새벽 2시부터 6시까지여서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BS측은 “예약녹화를 하면 인터넷 VOD보다 좋은 화질로 학습할 수 있어 접속 분산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지만 이는 인터넷 학습의 기본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교육부와 EBS는 23일에도 회의를 갖고 인터넷 접속 분산을 위해 강의 다운로드 실시 여부를 검토했다. 본 방송은 일주일을 앞두고 땜질식 대책만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젠 문제없나”= 한편 고석만 EBS사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수능강의가 정착되면 재학생 대입 사교육비 4조3780억원 가운데 27%인 1조1840억원을 줄일 수 있다”며 방송 당일 분산 접속을 권유하는 대국민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따라 EBS측은 실수요자인 수험생 외의 학부모나 학원강사가 대거 접속할 경우 사이트가 마비될 수 있다고 보고, 피크타임(오후 8시∼12시)대의 접속을 만15세(89년생)∼만20세(83년생) 이용자로 제한키로 했다. 그러나 동영상 강의 파일의 다운로드는 24시간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대입 수험생 자녀를 둔 서울 서초동의 신 모씨(50)는 “교육부 스스로가 ‘뚜껑을 열기 전까지 어떤 일이 생길 지 모른다’고 하는데 학생과 학부모들이 어떻게 안심할 수 있냐”며 “100% 준비는 불가능하겠지만 정부가 이랬다저랬다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