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빌려쓰는 IT’를 표방하는 ‘한국IT렌탈산업협회 창립총회 및 기념 세미나’가 24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왼쪽 네번째)과 초대 협회장인 이용경 KT 사장(왼쪽 세번째) 등 관계자들이 출범식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
‘빌려쓰는(렌털) IT’ ‘기업 정보화 대국, 코리아’를 모토로 한 산·학·연 협의체 한국IT렌탈산업협회(회장 이용경 http://www.kitria.or.kr)가 24일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 출범했다.
공신력에 기초해 관련 산업의 공정경쟁과 활성화에 나서 SW 등 IT 솔루션의 빌려쓰는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설립 목표를 표방하고 있는 IT렌탈산업협회는 ASP전문 업체, 네트워크사업자를 비롯해 한국전산원·한국SW산업협회·인터넷기업협회·한국커머스넷 등 SW 산업 및 서비스와 관련된 시장 주체들이 총 망라돼 있다.
한국IT렌탈산업협회의 출범은 ‘인터넷 인구 2800만명, 디지털 접근지수 세계 4위, 휴대폰 가입자 3000만명’ 등으로 대별되는 IT 강국 코리아가 e비즈니스 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왜 IT렌털인가=이제 기업 정보화는 디지털경제 시대로의 진입을 위한 통과의례이자 경영전략과도 화학적인 결합을 이루며 내부 업무와 대고객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다. 메인프레임와 클라이언트서버(CS) 환경을 거쳐 급속히 발전한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은 과거 상상도 못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잉태했다. 더이상 그룹웨어·전사적자원관리(ERP)·공급망관리(SCM) 등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급격한 정보화는 이기종 시스템간 호환성 문제와 사후관리, 업그레이드 등 사용 기업에게 지속적인 고민을 안겨 줬으며 더욱이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환경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에게 또 다른 격차와 상대적 박탈감을 가져다주고 있다.
이같은 현실 앞에 인터넷과 통신기술의 진보는 이른바 ‘렌털’ 개념의 IT 솔루션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고가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도입하지 않고도 공공 네트워크 인프라를 이용해 다양한 정보화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기반의 e비즈니스 환경이 열렸기 때문이다.
◇출범 배경=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영세 사업자 등 기업간 정보화 격차는 여전히 해소돼야 할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다. 현재 290만 중소기업은 수출 42%, 고용 86%를 차지하고 있지만 투자비용, 솔루션 및 인력, 정보화 마인드 등의 부족으로 정보화 수준은 대기업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은 자체구매(인하우스) 방식의 절반수준에 불과한 비용으로도 다양한 솔루션과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도록 소기업네트워크화 사업, 업종별 ASP보급사업 등을 진행해왔다.
당초 폭발적인 수요 확대가 예상됐던 ASP는 기업의 전통적인 소유의식과 보안성 우려, 홍보 및 교육 부족 등으로 더딘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들어 기존 사용자들의 활용효과가 검증되고 다양한 서비스 모델이 개발, 공급되면서 고객 수요가 꾸준히 늘고 공급자들 가운데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기업들이 생겨나면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다.
IT렌탈산업협회의 출범은 이 같은 도약기를 앞두고 SW 관련업계와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통신 네트워크 사업자, 학계가 긴밀한 공조를 통해 현실적이고 안정적인 대고객 서비스와 산업 발전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망과 과제=빌려쓰는 IT 환경의 주축 산업인 ASP는 IT 아웃소싱 시장과 함께 올해 기업 정보화 시장의 최대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ASP시장도 2001년까지 초기 침체기를 뒤로 하고 오는 2006년 200억달러 시장을 목표로 급성중이며 국내 시장도 지난해 1000억원 시장을 돌파했다.
IT렌털은 공급자 측면에서 볼 때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최신 SW와 특화 템플릿을 제공하게 돼 고객의 선택을 받는 양질의 제품만이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SW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규모의 경제를 구현할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협회는 양질의 서비스들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사용자에 대한 효과적인 교육과 지원 사업을 발굴, 정책 입안과 연계함으로써 빌려쓰는 IT 생태계의 최적화에 기여해야 한다. 또 ASP가 확산중인 미국·유럽·일본·동남아 등에 대한 수출방안을 모색, ‘수출강국, 코리아’의 면모를 IT산업에서 확대 재생산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도 이날 축사를 통해 “디지털 혁명은 통신과 방송, 유선과 무선의 ‘통합화’, 시공을 초월하는 ‘유비쿼터스화’, 컴퓨터의 ‘지능화’와 함께 ‘IT의 유틸리티화’로 이행되고 있다”면서 “협회 출범을 통해 우리나라가 ASP분야에서도 강국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