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는 무조건 외국 소프트웨어 사용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깨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앞장서서 국산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25일 아침 일찍 능률협회 주최 최고경영자 조찬회에 온 참석자들은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국내 사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외국 제품이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국산 소프트웨어 사용에 앞장서야 한다고 과학기술부 장관이 밝혔기 때문이다.
오명 장관은 강연 말미에 “이번 강연 자료를 국산 소프트웨어 만들었는데 성능이 좋았다”며 “국산 소프트웨어가 가격이 싸고 외국 소프트웨어와 파일이 호환된다면 국산 소프트웨어 사용을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정보통신부 등 많은 정부부처에서 프레젠테이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발표하고 있지만 장관이 국산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그동안 ‘국산 소프트웨어를 살리자’고 선언한 정부부터 성능이 떨어지지 않고 파일 호환성이 있다면 국산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줘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이 자리에 온 참석자들도 “당연히 파워포인트 파일인 줄 알았는데 국산 소프트웨어로 만든 자료라니 의외”라든지 “국내 과학기술의 발전을 담당하는 정부 기관의 수장이 국내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을 위해 보여준 실제 행동”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명 장관의 강연 자료 제작에 쓰인 국산 프레젠테이션 소프트웨어는 한글과컴퓨터가 개발한 ‘한컴슬라이드 2004’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워포인트와 파일 호환성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이 소식을 들은 백종진 한글과컴퓨터 사장은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사무용 소프트웨어가 성능 면에서 검증됐는 데도 아직 활용도가 낮다”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공공기관에서 국산 소프트웨어의 활용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