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올해부터 행정전산망용 PC조달을 납품실적이 아닌 저가입찰 업체에게 우선배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할 방침이어서 그간 기득권을 갖고 있던 국내업체들은 크게 반발하는 반면, 델컴퓨터·후지쯔등 해외업체들은 잇따라 신규 참여를 선언해 이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조달청은 최근 PC업체들과 간담회를 갖고 올해 조달시장에서 ‘희망수량경쟁입찰’ 방식을 ‘유사물품복수경쟁입찰’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가안)에 대해 의견을 수렴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25일 “Q마크, K마크를 획득한 업체들이 동등하게 정부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 개방하는 것은 국제적 추세여서 국내 업체에 기득권을 줄 경우 WTO기준에 저촉될 수 있다”고 말해 조달방식 변경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에따라 델컴퓨터·후지쯔 등이 올해부터 입찰에 참여키로했고 HP 역시 조달청의 방침을 적극 환영했다.
한국델컴퓨터는 그동안 전통적인 다이렉트판매 비즈니스모델을 채택해 왔으나 최근 말레이시아 PC공장에 대한 실사를 받고 Q마크를 획득, 행망PC 입찰 참가를 서두르고 있다. 한국델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 출신 마케팅 및 영업인력 보강을 통해 공공시장 공략을 위한 조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한국후지쯔도 태블릿PC 2모델을 앞세워 조달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 아래 Q마크, K마크 획득을 위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행망용 PC시장에서 우위를 지켜온 삼성전자·삼보컴퓨터·LG전자 등 국내 PC업체들은 기존 ‘희망수량경쟁입찰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PC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사물품복수경쟁입찰은 저가입찰업체에게 물량을 우선배정하기 때문에 출혈경쟁을유도, 업체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납품실적이 없는 PC업체들의 난립과 지나친 가격경쟁으로 품질과 AS를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수요기관만 피해를 볼수 있다”고 강조했다.
2003년도 행망PC시장 규모는 46만여대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삼성전자(49%), 삼보컴퓨터(22%), LG전자(18%) 등 3개사가 전체 시장에서 9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