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주 말 벤처업체를 방문해 벤처기업 육성책을 계속 펼칠 것이라고 언급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27일 서울 신사동 티켓링크 사무실에서 고 권한대행이 우성화 티켓링크 사장, 장흥순 벤처기업협회 회장(사진 왼쪽부터) 등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모습.
참여정부 들어 이렇다할 벤처육성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벤처 지원은 국민의 정부로 끝난 것이 아니냐’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말에 있었던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의 벤처업계 간담회가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간담회는 지난주 초 유창무 중소기업청장이 벤처기업협회 회장단과 ‘벤처산업 활성화’를 주제로 한 비공개 간담회 이후 전격적으로 이뤄진데다가 고 권한대행이 간담회 후 벤처육성 지원책을 계속 펼치겠다고 언급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벤처업계에서는 일단 최근 있었던 일련의 간담회에 대해 매우 고무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벤처들 오랜만에 기대감=오형근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은 “정부에서 벤처업계에 관심을 확실히 보이고 있다”며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잇따라 나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고 권한대행과 간담회에 참석했던 조현정 비트컴퓨터 사장도 “고 권한대행이 간담회 후 예정에 없던 점심식사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며 “이것만으로도 벤처산업에 대한 지속적이고 파격적인 지원 의지를 보인 것이 아니냐”고 풀이했다.
이에따라 고 권한대행과의 간담회에서 벤처협회 회장단이 직간접적으로 건의한 △프라이머리 CBO 만기연장 △거래소와 코스닥 통합 △수출시 기술보증 △벤처 인력 문제 등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히 프라이머리 CBO 문제의 경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없을 경우 벤처기업들의 연쇄 도산이 예상되기 때문에 정부가 결코 관망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다. 실제로 중기청 창업벤처정책과 정영태 과장은 “건의사항이 광범위한 내용이기 때문에 여러 부처와 심도있게 검토를 해 봐야 할 것”이라며 “가능하면 (제안을)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 시기는 미지수=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간담회로 인해 구체적인 조치가 뒤따를지 여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높다. 특히 프라이머리 CBO의 경우 시기적으로 상당부문 진척돼 있으며, 거래소와 코스닥 통합 문제 역시 관련 법이 개정돼 조치가 어렵지 않느냐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의 조영삼 연구위원은 “이번 간담회에서 거론된 문제들은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라며 “그동안 정부에서 벤처에 대해 어느정도 전향적으로 검토했느냐가 문제인데 실제로 지금까지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도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칠 때 이해상충이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정부가 업계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기 보다는 일반적인 논리에 따라 펼칠 수 밖에 없다”고 말해 벤처업계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 최고 관계자와 벤처관련 최고 책임자의 잇따른 관심 표출은 어떤 방식으로든 벤처에 득이 되리란 게 벤처업계의 기대다.
지난 2000년 이래 오랫동안 가뭄을 겪었다고 생각하는 벤처들은 지금 기대감에 차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프라이머리 CBO 만기 연장 등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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