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와 부산소재 컴하우스사 등이 시판해온 공CD가 일본 다이요유덴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법적 판결이 나와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다이요유덴 공CD 상표권 침해로 적발된 건수는 국내 4개사로 현재까지 유통된 양은 50만장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다 추가로 10여개사가 수입시판을 준비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이요유덴코리아(한국태양유전, 대표 간자끼 유시로)는 수원지법과 부산지법이 전자적인 방법(ATIP코드 입력)이나 상품 표면 및 상품 포장에 부착하는 방법으로 다이요유덴을 표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상표권침해금지 가처분 판결’을 잇따라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다이요유덴코리아는 작년 12월 다이요유덴 제조자인식코드가 삽입된 공CD가 삼보컴퓨터와 컴하우스사 등에 의해 대량 유통되자 각각 수원지법과 부산지법에 상표권 침해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삼보와 컴하우스는 공급원인 해외 2개사가 ‘일본 다이요유덴의 OEM으로 제작된 제품’이라는 내용의 계약서를 보유하고 있다며 반박, △다이요유덴에서 스탬퍼나 코드번호가 유출됐거나 △실제로 다이요유덴이 홍콩에 OEM을 의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소송결과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이번 소송을 통해 컴하우스가 수입시판 해온 이 제품이 대만에서 불법적으로 다이요유덴의 제조자인식코드가 삽입된 스탬퍼를 제작하고, 이를 홍콩 CD제조사가 국내 기업에 유통시킨 것으로 판명이 났다.
이와 관련, 다이요유덴 공CD 정식 유통사인 퓨전21 차진규 사장은 “다이요유덴은 전혀 개입돼 있지 않았으며 대만회사에서 제조자인식코드를 무단 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본 본사에서 대만과 홍콩회사를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공급업체는 이들 4개새뿐 아니라 국내 15개사에 샘플을 보낸 것으로 전해져 관련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업계의 한 관계자도 “예전에도 코드도용은 여러 번 있었으나 이렇게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은 이례적”이라며 “공CD가 앞으로도 당분간 옵티컬 미디어를 주도할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코드도용은 시장을 혼탁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제조자인식코드는 스탬퍼 제작시 공CD의 물리적 특성, 신호체계와 함께 제조자인식코드도 삽입하도록 돼 있으며, 소비자는 ‘디스크 정보’라는 메뉴를 통해 공CD 제조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불법 다이요유덴 공CD에는 ‘디스크 정보’에 제조사가 다이요유덴으로 표기돼 있으나 기록된 데이터를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질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