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베이글 웜

 지난 1월 처음 등장한 베이글 웜이 두달 만에 22개의 변종이 나타나는 등 컴퓨터 사용자와 백신 업체를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다.

 한명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베이글 웜은 30일까지 모두 22개의 변종이 등장했다. 지난 18일에는 3개의 변종 베이글 웜이 몇 시간 간격으로 등장한 데 이어, 하루 걸러 하나 꼴로 변종 웜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이번 변종의 오류를 알아서 고치거나 백신의 감시를 지능적으로 피해가는 기능을 갖춘 것도 있으며 암호 기능을 이용해 감염 확률을 높인 것도 있다. 심지어 첨부 파일이 없는데도 사용자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동 감염되는 변종도 있다.

 네티즌은 하루에도 수백통씩 쏟아지는 베이글 웜이 들어 있는 메일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으며 백신 업체는 변종 웜을 탐지하고 없앨 수 있는 엔진을 업데이트 하느라 밤을 지새우고 있다.

 조기흠 안철수연구소 시큐리티센터장은 “한명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변종을 만들어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웜 제작자도 밤낮없이 새로운 변종을 만들고 있고 백신 업체도 그에 맞게 24시간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또 “이렇게 자주 변종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컴퓨터 사용자는 매일 엔진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베이글 웜은 대량의 메일을 발송해 네트워크에 부담을 주고 외부에서 컴퓨터를 원격조작하거나 자료를 유출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든다. 백신 업계는 앞으로 은폐 기능이 있어 메모리 진단 및 치료 기능이 없으면 확인이 어려운 변종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