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털들이 그동안 ‘황금알’을 얻었던 온라인 롤플레잉게임(MMORPG) 퍼블리싱 사업에서 속속 손을 떼고 있어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HN(한게임), 플레너스(넷마블), 네오위즈(피망) 등 국내 3대 게임포털이 올들어서면서 자체게임 개발과 온라인서비스 등에 집중하는 등 그동안 주력해온 MMORPG 퍼블리싱 사업에 소극적인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면 KTH·하나로드림·SK커뮤니케이션즈 등 통신사 계열 포털들이 이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어 게임 퍼블리싱 시장은 앞으로 이들과 게임전문업체 등이 주도해 나갈 전망이다.
NHN은 올해 자체 개발한 대작 MMO RPG 서비스에 집중키로 하고 사실상 MMO RPG 퍼블리싱 사업을 중단키로 했다.플레너스와 네오위즈도 퍼블리싱사업은 유지하되, 롤플레잉 장르 이외의 온라인게임 위주의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관련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우선 MMORPG 시장이 갈수록 포화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게임포털 3사가 퍼블리싱한 온라인게임 중 이렇다할 성공작이 나오지 못했다.
독자개발한 대작 게임의 론칭 및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도 한 이유고 꼽힌다. 대작 ‘아크로드’와 ‘요구르팅’를 각각 4월과 6월에 선뵐 예정인 NHN과 네오위즈의 경우 인력과 서비스를 대거 이들 신작 준비에 집중시키고 있다. 때마침 클로즈베타 서비스를 개시한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도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플레너스의 한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MMORPG보다 차별화되는 신개념 온라인게임을 더 열심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KTH·하나로드림·SK커뮤니케이션즈 등 통신사계열 포털들은 MMORPG를 비롯해 다양한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나서고 있다. KTH의 경우 지난해 말 MMO RPG 3종을 퍼블리싱한데 이어 올해 2종 이상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KT가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9종도 자체 게임포털을 통해 서비스할 계획이다.
올해 관련사업비 80억원을 확보해 놓은 하나로드림의 센게임은. 최근 중국풍게임 ‘킨온라인’과 퓨전형 게임 ‘도르르온라인 ’등 MMORPG 분야 신규 게임을 추가하고 있다.
한편 자금 여력을 가진 게임전문업체들도 MMORPG 퍼블리싱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온라인게임업체로 변신한 한빛소프트는 3∼4종 MMORPG 퍼블리싱 투자를 구체화했다. ‘라그나로크’ 성공으로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는 그라비티와 나스닥 상장을 통해 풍부한 자금을 확보한 웹젠도 올해 1∼2종 이상의 MMORPG 퍼블리싱에 나설 계획이다.
KTH 게임사업부 송국환 팀장은 “ADSL사업과 연계한 포털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통신업체들의 게임포털 정책이 올해 게임시장 변화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