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 사장이 무보수 경영을 선언하고 나섰다.
화제의 주인공은 작년 말 넷시큐어테크놀러지를 인수한 박동혁 인터컴소프트웨어 사장.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이나 김정태 국민은행장 등이 무보수 경영을 한 적은 있지만 대부분 스톡옵션과 같은 사후 보상이 있었다. 국내 벤처의 사장이 이러한 의지를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박 사장은 회사가 정상화되기 전에는 성과급은 물론, 정해져 있는 월급도 전혀 받지 않겠다는 각오다. 박 사장은 이에 대해 “회사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사장이 받을 것 다 받으면 믿고 따를 직원이 없을 것”이라며 “2년 연속 큰 폭의 적자를 낸 상태에서 회사를 인수했지만 명확한 흑자 구조를 만들기 전까지는 회사에서 한 푼도 받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의 연봉은 대략 1억원 정도. 여기에 회사 전체 영업 실적의 30% 가량을 채우고 있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더하면 수억원에 이른다. 결국 박 사장의 급여 포기로 매월 수천만원의 현금이 확보된 셈이다.
박 사장의 무보수 경영 선언에 대해 넷시큐어테크놀러지의 한 직원은 “처음에는 대부분의 직원이 반신반의했지만 실제 월급날이 되니까 분위기가 달랐다”며 “다들 해보자는 의지가 훨씬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사람이니까 돈이 아깝기는 하지만 자금 조달이 가능한 6월 이전까지는 현금 유동성 확보가 더 중요하다”며 “흑자 달성과 보안업계 5위권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무보수 경영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