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개척자·선두주자·인력 양성소·외길인생….
전북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 소재 SK텔레콤 위탁대리점 경원통신 김중희 사장(49)이 걸어온 유통업의 발자취를 말해주는 꼬리표다.
그는 지난 86년 유무선 통신장비 판매와 설치를 주업으로 하는 경원전자통신 설립을 시작으로 통신 유통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92년 전기통신공사업을 허가받아 기지국과 통신시설을 구축했으며 94년 전북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통신기기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현재의 경원통신을 설립했다.
그는 이후 한국이동통신 전북 제1의 수탁대리점으로, 모토로라 반도체 통신의 전북총판으로, 이동통신기기 제조업체인 현대·LG의 최대 판매유통 업체로 승승장구해 왔다.
“20여년 전만 해도 지역에서는 통신유통업이 생소한 분야였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영업을 해야할지 막막했지만 장래가 밝을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뛰어다녔습니다. 시장이 활짝 열린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김 사장은 현재 90여개에 달하는 지역 이동통신업계에서 대부로 통한다. 그동안 전주지역에 13개의 자사 대리점을 개설하고 지난 한해 140억원 매출액에 당기순이익 3억원을 기록할 만큼 전북 이동통신기기 유통업체의 선두주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점포수와 매출액도 최대 규모지만 대리점을 개설한 사장이나 경쟁사 직원 중 절반 이상이 경원통신 출신일 것”이라며 “오죽 했으면 지역 유통업계가 경원통신을 지칭해 ‘인력 양성소’라고 부르겠느냐”며 활짝 웃었다.
그는 시장의 선두를 고수해 온 비결을 묻는 질문에 거리낌없이 “배운 대로 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정도 경영론’을 설명했다.
“편법으로 고객을 대하면 단기간에는 유리할 수 있지만 머지않아 크나큰 손해로 돌아옵니다. 또한 제가 가장 잘해낼 수 있는 분야만을 고집해 왔기 때문에 별다른 실패를 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유통업을 하면서 인생의 이치를 터득했다고도 볼 수 있죠.”
그는 여기에다 깨끗하고 친절한 매장을 유지하는 데 힘쓰는 한편 고객만족(CS) 마케팅을 실시하고 70여명의 직원들과 격의없이 어울리면서 일할 맛 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노력은 지난 2003년 SK텔레콤 서부지사 최우수상 , LG전자 매출 우수상 등을 수상하는 영예로 이어졌다.
현재 3만7000여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김 사장은 수년째 남몰래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 고객으로부터 얻은 이익을 사회에 봉사하기 위해서라면서도 소상히 밝히기를 거부한 김 사장은 “같은 업종에서 동고동락하는 주변 사람 모두가 안정된 시장을 형성해 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나 업계 모두가 상업적 또는 문화적인 측면에서 건전한 경쟁풍토를 조성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를 보였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