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분야는 매우 다양하고 날마다 새로워져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가르칠 수 없습니다. 강사로 활동하는 동안 교육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더 배워볼 생각입니다”
1일부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서 시작되는 ‘2004년 탈북자 대상 IT 전문교육’ 강사진 가운데는 색다른 말투와 이력을 지닌 강사가 한 명 눈에 띈다. 남한에 나온지 2년여만에 IT 교육 수강생에서 탈북자 대상 중급 활용 교육반 강사로 변신한 탈북자 한문희(43) 씨가 그 주인공.
북한에서 회계사로 활동했던 한 씨는 “업무에 필요한 엑셀을 배우기 위해 처음 진흥원과 인연을 맺었지만 이제는 IT가 이곳에서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라며 “탈북자 출신의 젊은 강사들을 많이 배출해내는 것이 강사로서의 포부”라며 환하게 웃었다.
“아직도 회계일을 주판으로 처리하는 북한에서는 PC를 구경도 못해본 터라 처음에는 복잡한 IT용어 때문에 애를 먹었다”는 그는 지금은 엑셀 1·2급, 워드프로세서, 인터넷 검색사, MOUS 등 6개의 IT 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을 정도로 실력을 갖췄다.
이번 중급 활용 교육반에서는 탈북자를 대상으로 한글97, 엑셀, 파워포인트, 홈페이지 제작과정 등을 2개월에 걸쳐 교육할 예정이다. 한 씨는 “2개월 과정을 듣고 나면 혼자 PC 관련 교재를 사서 공부하고 생활에 적극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며 만족스러움을 표시했다. 또 한문희 씨는 선뜻 진흥원의 문을 두드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탈북자들에게 “일단 와서 배우게 되면 욕심이 생길 뿐 아니라 남한사회 적응을 위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며 수강을 적극 권유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