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액션 장르는 새롭지 않지만 CF에서 액션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15초라는 짧은 시간에 스토리와 긴장감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텍이 독특하고 기발한 유머를 던져준 히치하이킹편에 이어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스카이 헤드업’편은 한국형 리얼액션 CF를 표방하면서 또 한차례 신선함을 가져다주고 있다.
이 광고가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마지막 결론 부분. 남녀간 격투장면이라는 다소 이례적인 상황 설정은 물론 단순한 액션에 그치지 않고 기발한 반전을 통해 묘한 웃음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번 제품은 180도로 회전되는 독특한 디자인의 카메라로 선명한 LCD화면, 3D사운드, 라디오 기능 등을 포함하는 첨단 휴대폰으로 ‘머리를 쓰면(?) 놀라운 일이 생긴다’는 컨셉트가 CF에 녹아 들어 있다.
CF는 두 손에 글러브를 끼고 격투기와 같은 자세로 겨루기에 나선 두 남녀로 시작된다.
짧은 머리와 날카로운 눈매의 강인한 인상과 검게 그을린 근육질 몸매를 가진 남자모델과 날렵한 몸매의 여자모델의 스파링. 일반적인 시각에서는 게임이 될 수 없어 보인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여자모델은 자신감과 여유를 과시하던 남자모델을 샌드백을 두드리듯 거세게 몰아친다. 엉겹결에 주먹을 휘둘러 보는 남자모델의 응수는 안타까운 저항에 가깝다.
여자의 마지막 일격이 얼굴에 적중하자 남자는 처음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뒤로 한 채 코피까지 쏟고 만다. 그 순간 남자가 코피를 멈추기 위해 무심코 뒤로 젖힌 머리에 다가오던 여자가 부닥쳐 ‘녹다운’되는 코믹한 반전이 전개된다.
그리고 누워 있는 여자를 무심하게 쳐다보는 남자 위로 180도로 회전하는 카메라의 모습이 교차된다.
한편 이번 CF에 출연한 여자모델은 실제로 현직 무술감독이 운영중인 액션스쿨의 수강생으로 이 작품을 위해 열흘동안 실미도 훈련소 수준(?)의 고강도 훈련을 받으며 액션 배우의 고충을 감내해야만 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