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업계 "제품보다 기술을 판다"

감염 예방기술 수익모델화 주력

백신 업계가 제품 판매 일변도에서 벗어나 기술 판매로 사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안철수연구소를 비롯해 하우리, 한국트렌드마이크로 등 국내 백신 업체는 금융권이나 통신 업체 등을 대상으로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을 판매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백신 업체들은 다른 보안 업체와의 기술 협력으로 통합보안 제품을 만드는 방안도 추진하는 등 기술 자체를 수익 모델로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하우리(대표 권석철)는 백신 업계에서 기술 판매에 가장 적극적이다. 작년 12월 세계적인 바이오스 업체인 휘닉스테크널러지스에 백신 기술을 판매한데 이어 최근 노텔네트웍스코리아와도 계약을 맺었다. 노텔네트웍스코리아는 하우리의 백신 엔진을 자사 L7 스위치에 추가해 보안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미국 보안 업체인 바브드와이어에도 백신 기술을 제공해 통합보안제품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하우리는 이미 모든 백신 제품을 컴포넌트 방식으로 개발해 필요한 기술을 모듈로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패키지 제품 판매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안철수연구소(대표 안철수)도 기술 판매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주로 금융권을 대상으로 백신 엔진을 판매해왔는데 최근 들어 중국과 일본 기업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중국과 일본의 보안업체 10여 곳과 기술 공급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작년까지는 기술 판매 가운데 국내 실적이 70%를 상회했지만 올해는 수출이 50%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트렌드마이크로(대표 함재경)는 제휴 모델에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온세통신에 백신 기술을 제공해 초고속 인터넷 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백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 50만 고객 가운데 10만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수익 면에서도 안정적인 구조를 마련했다. 한국트렌드마이크로는 KT나 두루넷과도 기술 판매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아직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지 않은 영국의 소포스도 국내 스팸메일차단 솔루션 업체나 방화벽 업체 등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기술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