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세상에도 `웰빙 바람`

아이템으로 전복죽 등 슬로푸드 부상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웰빙(well-being)’ 열풍이 게임에까지 옮겨붙고 있다.

 온라인·비디오·모바일게임 등 각 게임 장르별로 귀족풍의 게임소재가 도입되는가 하면,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아이템들이 게임 곳곳에서 이용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동안 전쟁이나 격투, 슈팅 등 ‘죽고 죽이는’ 폭력적인 내용으로만 얼룩졌던 게임이 약동하는 계절과 함께 변화의 순풍을 맞고 있는 것.

 하루가 다르게 골프나 테니스 등 스포츠류 게임의 인기가 치솟고, 한 온라인게임에는 패스트푸드에 반하는 ‘슬로푸드’ 개념까지 등장하는 등 ‘튀는’ 웰빙요소를 만들어내기 위한 개발사들의 아이디어 경쟁도 치열하다.

 인티즌(대표 김화수)이 베타서비스중인 정치·경제 온라인게임 ‘군주(http://www.goonzu.com)’에는 캐릭터들을 위한 사이버음식으로 된장·간장 등 오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슬로푸드가 전격 도입됐다. 사냥이나 왜구전쟁으로 지친 캐릭터를 위해 신선로 요리나 전복죽과 같은 음식을 먹이고, 게임접속을 하루 10시간 이내로 줄여 캐릭터를 혹사시키지 않는 ‘슬로비족’이란 게임이용자 모임까지 만들어졌다. 현재 군주게임 내에는 패스트푸드 성격의 ‘꼬치구이’는 인기가 떨어져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고, ‘전복죽’의 가격은 급등하는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비디오 게임기 X박스용 게임타이틀에선 차별화된 스포츠게임이 인기몰이중이다.

 아름다운 해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녀선수들의 비치발리볼 게임인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 발리볼(DOAX)’은 지금도 큰 인기를 끌며 X박스용 전체 타이틀 판매고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PC게임에서부터 빅 히트를 기록했던 골프게임 ‘링크스2004’도 지난해 말 X박스용 게임타이틀로 재탄생해 마니아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이들 고급 스포츠 게임에는 대부분 대전모드가 적용되면서, 비디오게임의 온라인화를 촉진하는 선도적 역할까지 맡고 있다.

 모바일게임분야에서도 웰빙 요소를 가미한 게임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미 ‘낚시’ 소재가 모바일게임을 한차례 휩쓴 바 있으며 최근엔 스포츠·음식들로 그 영역을 확대중이다.

 컴투스(대표 박지영)는 ‘안드레애거시 테니스’를 전세계 20여개국에 수출해 서비스하고 있다. 테니스게임이면서 안드레애거시라는 세계적인 선수의 브랜드를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 컴투스는 모바일에서 3D(차원) 영상을 지원하는 골프게임을 새롭게 론칭할 예정이다.

 이밖에 엔텔리젼트(대표 권준모)도 제과점에서 고급 케익을 만들어내는 시뮬레이션 퍼즐게임 ‘케익하우스’으로 지난 2월 이달의 게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