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도 거래소·코스닥 실적 분석

인터넷·제조업종이 시장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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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상장사의 경우 수출호조에 힘입은 제조업이 사상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반면 금융은 부실 가계대출 여파로 고전했다. 또 전반적 부진을 보인 코스닥은 인터넷 강세가 돋보였다. 그러나 IT업종 전체로는 인터넷업종의 흑자전환 등 선전에도 불구, 지난해 이어 당기순익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코스닥기업 중 벤처기업과 일반기업 간 성적을 비교해 본 결과 벤처기업이 다소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사, 수출 제조업 좋고 금융부문은 부실= 제조업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의 행진을 이어간 반면 금융업은 가계 대출 부실의 여파로 적자를 기록했다.

제조업은 수출 확대에 따른 수익성 호조로 영업이익이 38조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6.56% 늘어났다. 반면 은행 등 금융기관은 가계대출 부실에 따른 연체율 증가 및 신용카드회사의 대규모 적자에 발목을 잡히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0.42% 소폭 줄어들었으나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각각 5조2477억원, 6조9904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IT기업 중심의 전기전자업종도 전년에 비해 순이익이 13.12% 감소했다. 삼성전자 순이익이 15.5% 줄었지만 실적이 부진했다기보다는 전년도 순이익이 많았던 데 따른 일시적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이닉스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적자를 이어갔고 삼성전기 등도 적자로 돌아서는 등 전기전자업종의 실적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SK텔레콤·KT 등이 포진한 통신업종도 지난해 매출은 3.07% 늘어난 22조969억원을 기록했지만 순이익은 2조5275억원으로 전년대비 27.76% 감소했다.

한편 상장사들의 부채비율은 사상 처음 100% 밑으로 떨어졌다. 부채비율이 낮아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증권거래소 측은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과 정치 불안으로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미루는 등 소극적인 경영의 원인이 더 큰 것으로 분석했다.

◇코스닥, 인터넷 강세 두드러져= 코스닥기업은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인터넷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인터넷업종은 NHN, 다음, 네오위즈, 지식발전소, 옥션 등의 실적이 고르게 호전된 데 힘입어 영업이익이 1311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2062%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인터넷업종은 매출액은 2.6% 줄어들었지만 수익구조 개선에 힘입어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도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통신방송서비스 업종은 흑자는 유지했지만 매출액은 19.6% 많이 줄어들었다. 특히 방송서비스업종은 매출액이 전년대비 68.7%나 감소했고 이에 따라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은 각각 40.3%, 70.0%씩 줄었다.

IT하드웨어업종은 매출액은 10조9612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3%나 증가했지만 수익성 악화로 인해 영업이익은 11% 줄어들었으며 경상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IT업종은 인터넷업종의 선전에도 불구, 전체 매출액이 25조3687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줄어들면서 지난해 이어 당기순익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한편 코스닥기업중 벤처기업과 일반기업 간 성적 비교시에는 벤처기업이 다소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 339개사는 매출액이 8.8% 늘어난 것을 비롯해 영업이익, 경상이익, 당기순익 모두 증가했다. 이에 반해 일반기업 416개사는 매출액이 2.1% 줄어드는 등 주요 항목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