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개통, 재개발 계획 등 잇단 호재에도 불구, 용산 집단 전자상가 일대 부동산 경기가 크게 악화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용산 일대의 최대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는 민자역사내 ‘스페이스나인’의 입주·분양권 매매 등에 대한 문의나 거래는 거의 없다시피 한 실정이다. 특히 오는 10월 오픈 예정인 스페이스나인의 활성화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입주 상인들이 철도청 등 관리기관을 상대로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는 등 개장 전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용산 일대 오피스텔의 임대료가 최근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임대료 덤핑’ 현상마저 야기되고 있다. 용산 집단 전자상가내 대표적인 오피스텔로 최고의 인기를 모아온 나진전자월드도 최근 임대료가 낮은 타 오피스텔로 옮기는 업체들이 속속 늘면서 공실률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올초부터 상우회를 중심으로 집단 전자상가의 임대료 인하를 관리업체를 상대로 강하게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용산 일대 경기 악화를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공인의 유의영 대표 공인중개사는 “고속철도 개통으로 스페이스나인 상가 거래가 늘 것으로 예상했으나 전화문의조차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평구 나진상가 상우회장도 “수천만원의 권리금마저 포기하고 매장을 철수하는 상인들이 속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용산 전자상가를 중심으로 이 일대에 대한 증·개축 등 재투자가 거의 없었다”며 “이미 슬럼화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 용산상가 활성화를 위해 민관 합동의 특단적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