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에너지절약 안간힘

고유가시대 맞아 캠페인·아이디어 짜내기 골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으로 1배럴당 40달러대의 고유가 시대가 올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이 에너지 절약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비록 걸프전 이후 에너지 절약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지만 최근에는 에너지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마른수건 쥐어짜기’방식이 나오는가 하면 시스템적으로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들이 속출하고 있다.

 LG전자 구미 공장은 최근 점심때나 휴식시간에 PC 모니터의 전원을 끄도록 직원들에게 주지시키고 있다. 비록 절감액은 많지 않지만 이를 통해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자는 의도다. LG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해 형광등의 조도를 높일 수 있도록 형광등에 반사갓을 씌운 데 이어 점심이나 휴식시간에는 자동적으로 필요등 외에는 소등이 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모니터 핵심 부품업체면서 휴식시간에 모니터 끄기 운동을 펼치는 삼성SDI는 김순택 사장 명의의 가정 통신문을 각 임직원 가정으로 발송함으로써, 전사적으로 펼치고 있는 에너지 절감 캠페인에 가족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권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에너지 절감과 관련한 또 다른 무기는 사내 전산망을 활용한 ‘e-Energy’라는 에너지관리시스템이다. ‘e-Energy’는 사업팀·생산라인·제조공정별로 전력과 공업용수, LNG와 질소가스 등 각종 에너지 사용 현황과 비용을 정리해 표시한다. 이 회사는 일일관리지표 작성을 전산화하여 월 1회 정리하고 있던 용력별, 부서별, 라인별 사용량을 일별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비교분석자료는 사업장별, 라인별 최적 사용량 선정을 위한 기본 데이터로 활용하고, 각 사업장별 생산량 대비 에너지 사용량 분석자료를 뽑을 수 있어 경영환경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유가나 단가변동, 기상변화 등의 환경변화에 따른 상관관계 파악이 가능하고, 이에 따른 예측관리도 가능하다. 부산사업장 공장장 이동욱 상무는 “지난 2000년 12월 부산사업장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전세계 공장에 적용했으며 이를 통해 2001년에는 40억원, 올해는 200억원의 에너지 절약 효과가 기대된다”며 “e-Energy 시스템을 통한 전사적인 에너지 관리로 유가 인상 등의 경제적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함은 물론 원가 경쟁력 제고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매일 주야로 순찰을 돌며 에너지 낭비사례를 적발, 조치한 후 사내 전산망에 게시하는 ‘에너지 패트롤제도’를 실시 중이며 기존 32와트 형광등이 2개씩 들어가던 것을 더 밝은 `고조도 반사갓`으로 교체해 하나의 등을 사용하는 에너지 절약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국내 에너지 사용량의 32.8%를 차지하는 2157개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을 대상으로 혁신공정 투자와 고효율 건축기자재 투자액의 7%를 세액공제해 주기로 하는 등 에너지 절약 강화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