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공대학장 양승인 입니다.”
양승인 숭실대 공대 학장(52)은 전화벨이 울리기가 무섭게 수화기를 들고 친절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이는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공대 교육체계를 바꿔보겠다는 작은 실천 의지의 표현이다.
“최근 공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수업의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어렵고 재미없다는 공학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것이 최우선으로 해결할 과제입니다.”
그는 이공계 우수인력을 확보할 방법으로 ‘교수들의 재미있는 강의 만들기’가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학장이 된 그는 학생들이 교과과목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강의법 만들기를 연구해왔다. 쉽고 재미있는 강의를 하는 이공계 교수에게 표창하고 싶다는 게 그의 작은 바람이다.
양 학장은 학장이 되기 이전부터 전자정보통신공학부 전공 필수과목인 ‘전자기학’을 재미있게 가르치는 방법을 시도해왔다. 그는 일부러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내는 시험을 없애고 쉬운 문제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활동을 통해 이공계 학생들에게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칭찬’의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나 복습과 예습을 할 수 있도록 강의 내용을 녹화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두었다.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놓친 대목을 찾아보고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해서다.
“재미있는 공대만들기와 함께 지도력을 갖춘 공학인 양성에 주력할 것입니다.”
양 학장은 대화방법론, 기술영어 등의 과목을 신설해 엔지니어를 뛰어넘는 기술 기반 리더를 양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공계를 졸업한 인재들이 생각의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전문 분야 기술에만 몰두하는 이공계 교육과정을 사고의 전환을 가질 수 있는 커리큘럼으로 개편하겠습니다.”
그는 내년에는 ‘엉뚱한 아이디어 공모전’처럼 학생들이 자유로운 상상을 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해 생각을 분출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겠다는 생각이다.
“이공계 학문은 할수록 오묘한 진리를 깨닫게 하는 생활의 철학입니다.”
그는 “앞으로 재미있는 공대를 만드는 서비스맨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