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밴업계 구조조정 조짐

카드사 사태 장기화…매각 타진 이어질듯

 수익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밴 업체가 매각을 타진하는 등 카드밴업계의 구조조정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 점유율이 낮은 일부 카드밴 업체들이 카드사 부실사태에 따른 수익성 감소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벤처캐피털(VC)을 통한 인수합병(M&A)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외국 업체와 M&A협상을 진행 중인 한국정보통신 건과 맞물려 업계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태풍의 핵이 급부상할 전망이다.

 ◇현황=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 점유율이 낮은 2∼3개 밴 업체가 벤처캐피털에 대주주의 지분매각을 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최근 소비위축에 따른 카드사용 감소로 이들업체가 급속히 수수료 수익감소에 따른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함께 현재 외국업체와 협상을 진행중인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한국정보통신의 향배도 주목 대상이다. 한국정보통신 매각 건은 높은 부채율로 인해 협상이 지연되고 있으나 연내 주인이 바뀌리란 게 업계의 지배적 분석이다.

 ◇원인=밴사들이 이처럼 잇따라 회사 매각을 타진하고 있는 이유는 카드사 위기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11개 밴사가 난립으로 수익성 호전도 어려우리란 판단 때문이다.

 가맹점을 늘리기 위해 출혈경쟁을 펼치는 과정에서 단말기를 무료로 공급하고 대리점에도 지나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다 보니 정작 본사의 수익성은 날로 악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 카드사의 밴 수수료 인하 움직임도 매각을 부추기는 한 요인이다.

 밴 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들이 밴 수수료에 대해 원가분석에 들어가는 등 수수료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가 현실화되면 2∼3개 재무 건전 업체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이 경영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전망=현재 매물로 나온 업체를 타 밴사가 인수, 대형화를 꾀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인수여력을 갖춘 밴업체는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최근 밴업체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군인공제회가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떠오르고 있다.

 또 일부 밴업체의 경우 이러한 업계의 구조조정에 대비한 향후 시장공략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공감하고 있다”며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인력감축 등 할 수 있는 방안을 다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